조선 첫 귀화 서양인 입체적 조명

입력 2020-04-14 17:29   수정 2020-04-15 00:12


서울예술단이 창작 가무극 ‘푸른 눈 박연’(사진) 공연 전막 실황을 15일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인다. 이 작품은 2013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 올랐다.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선정돼 7년 만에 온라인 공연이 결정됐다.

‘푸른 눈 박연’은 입체적인 캐릭터와 신명나는 무대가 돋보인다. 극은 1627년 조선 최초로 귀화한 서양인 박연(얀 야너스 벨테브레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실존 인물이다. 1653년 제주도에 온 헨드릭 하멜이 쓴 《하멜 표류기》를 토대로 역사적 사실을 정교하게 담아낸다. 벨테브레이는 하멜 일행이 조선에 처음 왔을 때 통역과 호송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여기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팩션(fact+fiction)’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태풍을 만나 조선에 내린다. 조선인들은 서양인을 낯설어하며 경계한다. 그러나 인조는 그에게 박연이라는 이름을 주고, 훈련도감에서 대포를 만들라고 명한다. 벨테브레이는 처음엔 조선을 벗어나려 하지만 점차 이곳 문화에 익숙해진다. 조선의 여인인 연리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청의 압박으로 대포 제작을 중단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극은 인종, 국경을 넘어 사랑과 우정을 통해 함께 나아가려는 인간 자체로서의 면모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연출은 안무가 출신인 이란영 감독이 맡았다. 뮤지컬 ‘삼총사’ ‘영웅’ ‘햄릿’ 등의 안무를 한 그는 이 작품에서도 다양한 안무를 선보였다. 앙상블 배우들이 인물의 감정을 노래와 무용으로 함께 표현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주인공 박연 역은 배우 김수용과 이시후가 더블캐스팅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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