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단 3D QLC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하반기에 양산에 성공한 최첨단 제품이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1년 안팎으로 좁혀졌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제조 2025’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1~2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더는 가볍게 볼 수 없게 됐다. 한국을 그대로 추격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경로 개척의 가능성까지 엿보이는 점도 위협적이다.
이뿐이 아니다. 중국보다 2년 이상 앞섰다는 D램도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이 급성장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비메모리에서도 한국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중국과의 경쟁이 반도체 전 분야로 확대될 판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코로나 사태에다 중국의 맹추격까지 이중의 악재에 직면했다. 반도체에 1조위안(약 17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수요를 기술추격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초격차 전략’으로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일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이 보유한 핵심 전략자산이다. 정부도 위기감을 갖고 반도체 생태계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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