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뛴 진단업체, 코스닥 상장 '잰걸음'

입력 2020-04-15 17:19   수정 2020-10-14 19: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진단업체들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공개(IPO) 때 주식 가치평가 비교대상으로 삼는 체외진단기기 개발사와 진단키트 제조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인 제놀루션은 전날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올 2월 코넥스시장에서 7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14일 1만4800원으로 뛰어오르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공모자금을 끌어모을 적기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제놀루션은 분자진단을 중심으로 한 체외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로, 100만 주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 2006년 김기옥 대표가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창업해 3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인체·동물용 체외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에스엘에스바이오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 주가는 14일 8000원으로 최근 한 달 새 1000원 정도 올랐다.

IPO에 도전하는 진단업체는 다음달 7~8일 공모가액 결정(수요예측)을 계획하고 있는 소마젠의 흥행 여부에 따라 크게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상장을 준비해온 미국 유전체 분석기업 소마젠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치평가 비교기업으로 삼은 코스닥 상장 진단키트업체 씨젠의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으로 화제를 모았던 씨젠의 주가는 14일 8만41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까지 최근 3년 동안 3만원 안팎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진단업체들의 잰걸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자체 개발 능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씨젠 덕분에 기업가치를 올려 상장에 도전할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반짝 이슈일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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