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토스와 하나카드가 제휴해 내놓은 PLCC(상업자 표시 전용카드)의 사전예약 건수는 20만 건에 달했다. 사전예약은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받았다. 통상 1년간 발급 건수가 30만 건을 넘을 경우 ‘흥행 카드’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전예약만으로 타사 흥행 카드의 인기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토스 PLCC는 상품 기획과 카드 판매를 토스가 맡고, 결제망 운영만 하나카드가 하는 상품이다. 하나카드가 아닌 토스 기업명이 카드에 표시되고, 카드 혜택도 토스머니 등 토스 관련 혜택에 집중된다.
토스 PLCC의 흥행은 핀테크 플랫폼의 ‘파괴력’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에 내놓은 토스 PLCC의 혜택이 타사 카드에 비해 확실히 나은 것도 아닌데 흥행을 거뒀기 때문이다. 토스 PLCC의 캐시백은 결제금액의 0.5~1.5%로 일반 카드상품의 캐시백 비율(0.8%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핀테크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이런 부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토스 플랫폼에선 40종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토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해 “(토스 플랫폼을) 금융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스톱 앱’으로 확실히 인정받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핀테크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187억원으로 2018년보다 116% 증가했다. 카드업계가 토스 플랫폼에 내는 카드 발급 수수료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핀테크 업체 간 마케팅 ‘대리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께 PLCC를 내놓기로 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합작해 만든 ‘핀크’도 올해 안에 신용카드사를 선정해 PLCC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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