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진 소수정당…이러려고 패스트트랙까지 해가며 선거법 개정했나

입력 2020-04-16 00:44   수정 2020-04-16 01:19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사실상 21대 국회는 사실상 '양당제'로 회귀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과 제1야당이 300석 의석 중 상당수를 '나눠먹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정당으로는 정의당이 5∼7석, 국민의당이 2∼4석, 열린민주당이 1∼3석 가량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20대 국회는 소수정당 약진과 다당제 확립을 기치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선거법을 개정했지만, '거대양당' 민주당과 통합당이 모두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정당을 만들면서 법 개정 취지는 퇴색되고 말았다.

4년 전 총선에서의 국민의당처럼 녹색열풍을 일으키며 존재감 강한 제3세력으로 부상했지만 이번 총선에는 비례대표 후보만 냈을 뿐이고 정의당 당대표인 심상정 후보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민주당은 일단 과반을 확보하는 '거여'(巨與)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한 각종 사안에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의석의 5분의 3(180석)을 기준으로 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등까지 '좌지우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주요 사안에서는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 계열 소수정당과의 연합, 연대를 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다시 거대 양당의 구도로 돌아가 소수정당들의 존재 의미를 찾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러려고 패스트트랙까지 해가며 선거법 개정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거대 정당들의 비례 위성정당과의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민생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개 의석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KBS와 MBC는 민생당이 총 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고 SBS는 민생당이 비례대표 0∼3석을 얻을 것으로 봤다.

당 소속 현역 의원만 20명에 달하는 민생당이 순식간에 원외정당으로 내몰릴 처지가 된 것이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등 현역 다선의원들도 당선권에 들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의 뜻에 따라 저희가 약속드렸던 일하는 정치, 그리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국민의당이 창당한 지 이제 두 달이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거대 양당에 맞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21대 총선 실시간 개표 현황 및 결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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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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