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개떡하니 지민오빠가 떠올라서 바로 다운받았어요! 개귀여워요♡
앱 플레이키보드를 사용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젊은 층)의 리뷰다.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의 팬들은 플레이키보드에 망개떡을 구매한 이유를 남기고 있다.
안서형 비트바이트 대표(23)는 "테마 중 망개떡은 BTS 팬덤 사이에선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민의 별명이 망개떡이라는 점에서 망개떡 캐릭터와 닮았다고 글을 남기는 이용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비트바이트는 플레이키보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플레이키보드는 이용자의 말에 따라 키보드 상의 캐릭터가 움직인다는 게 특징이다.
'ㅋㅋㅋㅋ'라고 입력하면 키보드에서 캐릭터가 배를 뒤집고 웃는다. 이는 카카오톡 대화나 페이스북 등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캐릭터가 이용자의 말에 반응해 모바일 대화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게 플레이키보드의 핵심 전략이다.
플레이키보드를 사용하는 Z세대는 기분에 따라 하루에도 키보드를 수 십번 바꿔서 사용한다. 카카오톡보다 하루 실행횟수가 많은 이유다. 플레이키보드 앱은 유저당 하루 평균 100회 실행된다. 그는 "카카오톡이 55회 실행 횟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키보드의 실행 횟수가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플레이키보드 사용빈도는 메신저가 가장 많고,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도 많고 네이버 구글에서도 높은 사용도를 보이고 있다"며 "10대를 대상으로 한 좀비고등학교라는 게임앱에서도 플레이키보드가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메신저나 대화앱에서도 키보드 상 나타나는 캐릭터를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플레이키보드의 출발은 안 대표의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공모전에 나가기 위해 2016년 바른말 키보드를 만들었다. 공모전 이후 팀은 해체됐지만, 안 대표는 키보드앱 서비스를 그만두기엔 너무나 아까웠다. 초기 바른말키보드 버전은 8만4000명이나 다운을 받았다.
그는 "바른말키보드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사업 측면에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바른말키보드의 수 만명의 사용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사업자 등록을 내고 스타트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바른말키보드의 바톤을 넘겨받은 플레이키보드는 2018년 1월 출시된 후 현재 영어 한국어를 포함해 12개국 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어 다음으로 인도네시아어 영어 순으로 사용빈도가 높다. 플레이키보드를 이용한 사람들의 리뷰의 절반이 해외 사용자들이 남긴 글이다.
◆ 인도네시아 점유율 20%…이용자는 한국 이어 '2위'
인도네시아에선 플레이키보드가 입소문을 타고 확산됐다. 안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앱을 출시할 때 언어만 번역해서 국가 출시로만 선택했다"며 "자연스럽게 홍보가 많이 돼 이용자들이 확 늘어난 경우"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이용자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출시 초기부터 인도네시아는 사용자가 많은 국가로 항상 상위 3위권에 올랐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자바어 등 섬별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영어를 제2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며 "영어 사용이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유입이 많아진 것으로 보이고,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문의메일을 영어로 보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자판을 추가한 뒤에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인도네시아는 로마자를 사용해 영문자판과 똑같아 키보드를 따로 개발할 필요는 없었고, 앱 내 언어만 번역하면 됐기 때문에 다른 언어보다는 간편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도 키보드 앱은 많이 있지만, 키보드플레이는 움직이는 라이브테마에 호평을 받았다. 그는 "움직이는 키보드를 경험해보지 못한 해외에선 신기하다, 재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며 "라이브테마를 작동하면서도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로 하고, 키보드 작동 시에 지연되지 않도록 기술적인 측면도 많이 보완한 덕분"이라고 판단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아시아권과 중남미에서 인기 테마는 한국과 동일하다는 게 특징이다. 테마 중에선 햄스터의 '아라찌'가 전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 대표는 "한국과 비슷한 동아시아와 스페인어 사용하는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와 같은 중남미에서 인기가 많다"며 "동양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좋아한 반면 유럽이나 미국 키보드앱들은 해골이나 불이 활활 타오르는 등의 스타일이 유행이라서 현재 아시아권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중동에서도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는 "아랍도 지난해 여름 키보드를 내놓은 이후에 심상치 않게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데, 여기서도 귀여운 테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랍어는 글자를 쓰는 방향이 반대라 앱 상에서 메뉴도 오른 쪽에 배치하는 등 현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하는 기간 동안 개발자와 다 같이 아랍어는 직접 배워서 구현했고, 베트남어도 성조가 어떻게 입력되는 지 배워서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동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생소한 시장이었는데, 귀엽고 아기자기한 키보드를 좋아하고 있다"며 "아랍문화권으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같은 문자를 공유하고 있고,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이키보드의 수익모델은 테마나 이모티콘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다. 유료 이용자는 한국 다음으로 미국이 가장 많다. 안 대표는 "미국 이용자는 8위지만. 일본도 구매에 따라 나타나고 있음. 한국에서는 광고를 시청하면 받는 캔디로 테마와 이모티콘을 구매가 가능하다.
안 대표는 "이모티콘의 경우 1000, 2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소득이 낮고, 모바일 결제도 어려워서 구매가 많진 않다"며 "인도네시아에선 2000원이 밥 몇 끼를 살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가격도 현지 물가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Z세대 '인싸티콘' 된 문자티콘
과거 피처폰에서 사용하던 문자이모티콘도 플레이키보드의 이용자를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이전엔 ^^(웃는표정)이나 ㅠㅠ(우는표정)으로 단순했지만, 플레이키보드의 문자티콘은 행복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트위터에서 활용하는 해외 이용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플레이키보드 반응도 확인하는데, 인도네시아 유저들이 트위터에서 입소문을 많이 냈다"며 "인도네시아 이용자가 문자티콘을 사용해 트윗을 올리면, 어떻게 썼냐는 질문을 받고 플레이키보드를 추천하는 식의 트윗이 많았다"고 밝혔다.
문자티콘의 경우, 언어와 관계없이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플레이키보드 해외 이용자를 비롯해 Z세대 사이에선 문자티콘이 다시 유행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10년 전에도 쓰였던 문자티콘이 Z세대들로부터 다시 호응을 얻으면서 '인싸티콘'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 문의에 즉각 대응…빠른 개발 속도로 '충성 유저' 확보
이처럼 해외 유저가 늘고 있는 데에는 이용자들과의 소통이 주효했다. 외국어 자판기도 2018년 4월 영어가 추가된 뒤 이용자들의 다른 나라 언어를 적용해달라는 요청을 반영했다. 안 대표는 "회사에 자기나라 언어를 추가해달라는 문의가 많았는데, 몽골어와 포르투갈어 또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언어도 앱에 넣어달라는 요청들이었다"며 "중국어도 반영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일을 통한 문의에도 즉각 답변했다. 그는 "예전에 주말 새벽 2시에 유튜브를 보고 있었는데 플레이키보드 이용법에 대한 문의 메일을 받았다"며 "어차피 내일 답장해야 하는 거 지금 미리 하자는 마음에 스크린샷을 하나씩 표기해서 이용법을 메일로 전달했고, 이용자도 감동했다는 내용의 답장을 바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개발 속도도 빠른 편이다. 안 대표는 "출시 초기에는 오늘 테마를 개발해서 내일 출시하는 식으로 속도를 냈다"며 "기능 관련한 문의나 오류도 즉각 대응해 반영해 나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용자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플레이키보드는 충성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이용자의 목소리에 바로 반응한다는 것은 대기업 서비스 측면에서는 상상이 안 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감동한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끌어들이기도 하면서, 돈 들이지 않고 이용자를 늘릴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테마는 화요일 금요일 2개씩 나오고, 캐릭터는 1주일 마다 매주 출시하고 있다"며 "테마 출시가 하루만 늦어져도 Z세대들은 항의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은 회사 측에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 얻으세요", "플키 사무실 방향으로 절할게요"라며 격의 없는 덕담을 건네기도 한다.
◆애플 앱용 플레이키보드 출시 예정…"해외 각 나라별 앱 구축"
이처럼 플레이키보드는 해외에서도 충성 이용자들을 점차 확보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앱을 개선하고 있다. 그는 "해외 사용자들에게 의견을 듣고, 글로벌 서비스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우리에겐 당연한 게 상대에겐 민감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저 자체로도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거 같다"고 밝혔다.
예로 앱에 노란색 얼굴의 이모티콘을 들었다. 안 대표는 "해외 이용들이 이모티콘 얼굴이 노란색으로 돼 있는데 얼굴색을 바꿀 수 없냐는 문의를 했다"며 "우리는 생각없이 쓰는 걸 다른 이들에겐 민감할 수 있다는 걸 느꼈고, 얼굴색도 흰색 갈색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바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키보드를 통해 전 세계 K-POP 열풍도 실감하고 있다. 해외에선 BTS와 같이 아이돌이 적용된 이모티콘이나 테마를 만들어달라는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그는 "현재는 유저가 핸드폰에 저장된 움짤을 이모티콘으로 직접 등록해서 쓸 수 있는 기능을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아이돌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테마를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내 아이폰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버전만 구동되는데, 아이폰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플레이키보드 내 '아이폰 테마'도 인기다. 안 대표는 "아이폰을 갖고 싶은 Z세대들이 많은데 비싸서 부모님들이 사주지 않으니까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쓰는 사람들도 많다"며 "키보드만 얼핏 보면 정말 아이폰처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도 아이폰 이용률이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
플레이키보드는 올해 상반기 200만건 다운로드를 돌파한 뒤 연내 600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맞으면서 트래픽이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며 "이처럼 위기상황에서 온라인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플레이키보드는 해외 버전의 앱을 따로 만드는 게 목표다. 안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종교가 이슬람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크리스마스는 X마스로만 배너를 걸어둘 수 밖에 없었다"며 "해외 버전을 따로 구축해, 한국에선 광복절이나 3·1일절과 같은 기념일에 맞는 마케팅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플레이키보드를 운영하는 비트바이트의 회사 비전은 '소통을 즐겁게 세상을 행복하게'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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