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언택트 시대'에 웃은 음식료 기업은?

입력 2020-04-16 17:20   수정 2020-04-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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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시즌이 한창인 금융투자업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선전한 음식료 기업의 호실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식료품 수요가 증가했고, 국내외에서 식료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며 관련 기업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국내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 성장세가 돋보이는 호실적을 거뒀다.

오리온의 지난 3월 국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7.3% 증가한 64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내 판매법인인 OFC 매출은 67.3% 급증한 1176억원을 기록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2월 매출 중 약 300억원 가량이 3월로 이연돼 매출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코로나19로 판촉, 에누리 등이 최소화되며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31.7% 증가한 5437억원, 969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에 이어 3월에도 경쟁사 대비 빠른 생산 정상화와 채널 포트폴리오의 이점을 바탕으로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진단했다.

오리온 뿐 아니라 1분기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의 실적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국내시장과 해외시장 모두 라면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농심의 경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로 ‘아카데미 특수’를 누리면서 해외시장 호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8년간 누적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한 '불닭 시리즈'와 함께 실적이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라면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사재기와 수출 확대로 상반기 5% 내외 성장이 기대된다"며 "농심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0.2%, 37.5% 증가한 6484억원과 435억원으로 높아진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의 경우 가정간편식(HMR) 사업 매출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햇반', '비비고' 등 HMR 제품을 거느린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2월 온라인 채널에서 HMR 매출이 약 75%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급식사업 등 기업 대 기업(B2B)사업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업체별 희비가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경우 코로나19로 소재 부문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기업 대 소비자(B2C) 판매 호조로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에 부합할 듯"이라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3.3%, 31.3% 증가한 5684억원, 235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꾸준히 온라인 채널 중심의 유통업계 변화를 준비한 업체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을 덜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온라인 채널에 적합한 패키지를 음료 카테고리 전반에 꾸준히 적용해 1분기 언택트(비대면) 소비 증가 트렌드와 함께 선전했다는 진단이다.

조미진 연구원은 "매일유업은 온라인 채널 유통에 적합한 상온 멸균팩의 비중이 음료업체 중 가장 높다"며 "1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0.4%, 3.4% 늘어난 3386억원, 214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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