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수도권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감소했던 경기와 인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올 1분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는 등 비규제 지역의 손바뀜이 활발하다. 이들 지역은 대출과 청약 규제를 받지 않고,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량이 늘고 분양 단지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비규제지역 강세
리얼투데이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난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만8254건으로 2018년 1분기에 비해 61.2% 증가했다. 인천은 3만2682건으로 12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은 1만8752건으로 2018년 1분기보다 39.8%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거래량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도 수도권 비규제 지역이었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인천을 비롯해 경기 부천, 안산, 군포, 시흥, 화성(동탄2 제외), 평택, 오산, 이천, 광주, 의정부, 파주, 양주, 남양주(별내, 다산 제외) 등이다. 투기지역(16곳) 투기과열지구(31곳) 조정대상지역(44곳)에 적용되는 각종 대출 및 전매제한 같은 규제가 없다.
비규제지역인 군포시는 지난해 1분기 430건이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올 1분기에는 3011건으로 600.2% 급증했다. 인천 연수구는 866건에서 3765건으로 334.8%, 중구는 242건에서 1029건으로 325.2% 각각 늘었다. 시흥시도 956건에서 3355건으로 250.9% 증가했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도 높은 편이다.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자료(지난 14일 기준)를 살펴보면 군포시는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월에 비해 6.22% 뛰었다. 인천 서구는 4.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구는 0.33%의 하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전매나 청약 규제 적어
서울과 인접한 경기 주요 도시는 ‘2·20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이후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전국에서 6억원 이상,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매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하 주택을 사는 경우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비규제지역 내 공공택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이들 지역의 민간택지는 전매제한이 6개월로 짧다.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1순위로 신청할 수 있다.
비규제 덕분에 분양 시장도 호조다. 지난달 인천 부평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부평’은 1순위 청약에서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이 평균 84.29 대 1을 나타냈다. 우미건설이 1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검단신도시 우미린 에코뷰’는 270가구 모집에 7346명(27.2 대 1)이 몰렸다. 대우건설이 안산에 공급한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는 1순위에서 342가구 모집에 1만4266건(41.71 대 1)이 접수됐다.
비규제 지역 관심
2분기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분양시장에 전망이 밝은 편이다. 경기 시흥, 의정부, 인천 부평구 등 개발 호재가 많은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집중돼 있다. 호반건설은 오는 28일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공동2블록에서 ‘호반써밋 더퍼스트 시흥’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시화MTV 첫 분양 단지로 지상 2층~지상 29층, 578가구(전용면적 59~84㎡)로 이뤄진다. 시화국가산업단지. 반월국가산업단지가 인접해 있다.
롯데건설은 의정부시 가능동 581의 1에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를 분양한다. 총 466가구 중 전용면적 36~84㎡ 32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가능동 일대에는 GTX-C노선 등의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또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에서 ‘능곡연합 롯데캐슬’(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834가구 중 264가구를 분양한다.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대곡역이 인근이다.
SK건설과 한진중공업은 5월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서 1559가구 규모의 ‘부평 SK VIEW 해모로’를 내놓는다. 천태영 건물과사람들 대표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탄력을 받아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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