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턱걸이'…환율 방어 위한 매도 영향

입력 2020-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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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면서 4000억달러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외환당국이 지난달 급등한 원·달러 환율(원화 약세)을 진정시키기 위해 적잖은 외환보유액을 사용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4002억1439만달러로 전달보다 89억5703만달러 줄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2018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달 감소폭은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감소) 후 가장 컸다.

한은과 정부가 지난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사들인 결과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달러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여기에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유로, 엔, 파운드 등 비(非)달러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유로 등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한 미 달러화지수는 지난달 말 99.18로 전월 말에 비해 0.7% 올랐다.

자산별로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576억5000만달러)이 전달에 비해 136억2000만달러 줄었다. 반면 은행 예금 등 예치금(317억2000만달러)은 46억2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33억2000만달러)은 4000만달러 늘었다. 금(47억9000만달러)은 전달과 같았다. 올해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3조1067억달러)이었다. 일본(1조3590억달러), 스위스(855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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