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셨다고 알려진 정선 수마노탑(水瑪瑙塔)이 국보로 지정될 예정이다.
17일 문화재청은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마노탑은 1964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세 번째 도전 만에 국보로 지정된다.
수마노탑이 위치한 정암사는 자장율사(590∼658)가 당나라 오대산서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진신사리를 들고 귀국해 643년 창건됐다.
이 탑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자장율사가 서해 용왕이 감화한 마노(금,은과 일곱가지 보석)로 탑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은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는다. 정암사도 수마노탑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적멸궁엔 불상이 없다.
탑은 본존불을 봉안한 건물인 금당 앞에 배치하지만 수마노탑은 적멸궁 뒤로 한참 올라가야 보인다. 사리신앙 때문에 첩첩한 산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암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마노탑의 특색은 돌을 벽돌모양으로 다듬어 쌓은 모전(模塼) 석탑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석탑은 거대한 돌덩어리를 쌓아 올린다.
전체 높이는 9m로 석회암층 중 산출되는 돌인 고회암으로 만들어졌다. 화강암 기단 위에 올린 1층 탑에는 작은 불상을 모셔놓는 공간인 감실을 상징하는 문이 있다.
이같은 형태는 신라시대 이래 모전석탑이 구축한 조형적 안정감과 입체감, 균형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려시대 이전에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수마노탑은 불국사 삼층석탑, 다보탑과 함께 탑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희소한 문화재"라며 "국내에서 진신사리를 봉안한 유일한 모전석탑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수마노탑과 함께 경북유형문화재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이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건립 시기가 명확하게 전하지는 않지만, 조선 후기 어려움을 겪은 안동 불교계 상황을 알려준다고 알려졌다. 근래에 채색한 외부와 달리 내부는 17∼18세기 단청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 잔면엔 조선 후기에 드문 배흘림 기둥이 사용됐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두 유물의 문화재 승격 여부를 확정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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