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자 구강관리법…"단단한 음식 피하고 물 자주 마셔야"

입력 2020-04-21 15:33   수정 2020-04-21 15: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자가격리해야 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대개 자가격리자의 정신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을 못 자는 사람이 많은 데다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아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서덕규 서울대병원 치아보존과 교수(사진)는 “자가격리 기간에는 병원 진료를 받기 힘들다”며 “치통이 생기거나 치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구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자가격리자와 치약도 따로 써야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작은 침방울)이 호흡기나 눈 코 입 등의 점막으로 들어가 감염된다. 입속 점막에 직접 닿는 칫솔과 치약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칫솔에는 세균, 침, 혈액 등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가격리자가 사용하는 칫솔은 다른 칫솔과 섞이지 않도록 따로 보관해야 한다. 치약도 따로 쓰는 것이 좋다.

격리 기간에는 치아에 금이 가거나 보철 등에 문제가 생겨도 치료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서 교수는 “평소 딱딱한 사탕이나 얼음, 음식을 과도하게 씹는 습관이 있다면 치아에 균열이 생길 위험이 있다”며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기간에는 가능한 한 단단한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를 줄이거나 작게 잘라 먹어야 한다”고 했다.

치아 균열 때문에 통증이 생기거나 세라믹 등 수복물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 부분으로는 씹지 않는 등 주의해야 한다. 그는 “격리에서 해제된 뒤 기침, 발열, 인후통, 근육통, 미각과 후각 이상 등 증상이 없을 때 치과에 예약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물 자주 마시면 입냄새 해결에 도움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우고 술을 마시는 것도 구강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김현주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원스톱협진센터)는 “담배는 치주조직으로 혈액이 덜 가도록 해 치주질환 위험을 높인다”며 “술을 마시면 탈수 증상이 생겨 구강 점막이 건조해진다”고 했다. 구강 점막이 건조해지면 치아가 썩는 우식증이나 치주질환이 생길 위험이 크다.

김 교수는 “침은 음식물 찌꺼기와 산 성분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줘 입속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한다”며 “입속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절히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때 설탕이 들어 있는 음료나 산성이 강한 음료보다는 물을 마셔야 한다.

집 안에 자가격리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은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들뿐 아니라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구취(입냄새)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구취는 입속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화합물이다. 입속이 건조해지면 세균이 더 빠르게 증식한다. 칫솔과 치실로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설태를 제거하면 구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구강이나 구강 점막의 건강 상태는 몸의 면역반응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구강 관리를 잘해 건강하게 유지하면 인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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