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여성들 사이에서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 호텔, 케이터링, 사진 업체 등에서도 브라이덜 샤워 관련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기도 한다.
미국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 '프렌즈' 등을 통해 그 문화가 한국에 처음 전해졌고, 현재에는 연예인 뿐만 아니라 비연예인들도 더러 브라이덜 샤워를 하고 인스타그램에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20대 여성 A씨는 궁금증이 생겼다. 결혼을 앞둔 친구 B씨가 '브라이덜 샤워'를 친구들에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씨는 "제가 아는 '처녀파티'는 신부가 스스로 여는 파티로 알고 있다. 신부가 룸을 잡고 음식을 마련하면 친구들이 선물을 주고 축하해 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B는 친구들에게 '파티를 열어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친구 B씨는 까다로웠다. 서울 유명 호텔에서 파티를 열어야 하며, 고급스러운 풍선 장식도 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드레스 코드도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브라이덜 샤워 파티를 열어주려면 호텔 1박 비용에 풍선 등 장식품, 음식 배달 등 돈이 이만 저만 드는게 아니다. 제 상식으로는 예비신부가 주인공인 파티니 B가 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조금 양보해서 인원수 대로 더치페이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A씨는 B씨에게 파티 비용을 나눠 내자고 제안 했지만,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 친구들이 준비해 주는 게 맞다"며 "너희 결혼할 때도 친구들이 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답변을 받았다고.
A씨는 "B 외의 4명의 친구들은 지금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데, 이 친구 한 명 파티를 열어줘버리면 서로에게 똑같이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있다. 그리고 비혼주의자는 어떡하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예비신부인 B가 양심이 없는 것 같다. 파티 열어주면 축의금 안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럴거면 그냥 브라이덜 샤워 하지 말라고 했더니 친구는 무척이나 서운해하더라.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신부에게 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인 브라이덜 샤워는 결혼을 앞둔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가족이나 절친들이 여는 파티를 뜻한다. 16세기 유럽에서 결혼식을 올릴 비용이 없는 연인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돈과 선물을 안겼다는 것이 유래로 알려졌다.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은 "외국에서의 브라이덜 샤워의 경우 친구들이 자비를 걷어 깜짝 파티를 해준다. 하지만 외국은 축의금 문화가 없지 않느냐", "신부가 먼저 친구들에게 파티를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반응이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진짜 무슨 문화든 한국에만 들어오면 '한국패치'가 생기는 듯. 신랑, 신부가 해주는 게 맞다", "신부가 하고 싶으면 신부가 내고, 친구들이 해주고 싶으면 친구들이 내는 거다", "친구들이 부담을 느낀다면 호텔 말고 신혼집이나, 펜션 등으로 조절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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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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