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한항공에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만간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기 위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기준일 기준 최고 30% 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주들에게 증자에 참여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한진칼(보통주 기준 29.96%)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총 33.34%를 갖고 있다. 상장사여서 나머지는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나눠 갖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할인율과 증시 전망 등에 따라 참여하지 않는 주주가 생길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실권주는 주관사단을 구성한 4개 증권사에서 받아가기 때문에, 최종 자본금 납입 규모는 그대로 1조원이 될 예정이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 규모가 90% 이상 급감하는 등 전 세계 항공사가 '올 스톱' 상태에 처하면서 대한항공은 매달 수천억원 규모 부족자금이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건비와 항공기 리스료 같은 고정경비도 적지 않지만, 과거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ABS)이 부도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금도 적지 않게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조만간 항공업을 포함한 기간산업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원방안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에 대응하는 자구안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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