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만에 석방된 전광훈 "나를 집어넣고 선거 조작"

입력 2020-04-20 16:13   수정 2020-04-20 16:16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구속 56일만인 20일 풀려났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우리는 이겼다. 석방을 위해 기도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보석 석방된 전 목사는 "재판부에서 허락하기 전까지 집회를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엄살을 부린다고 해서 진단서를 준비했다"며 자신의 목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구속은 잘못된 것이다. 죄를 지었어도 중환자를 구속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를 여기에 집어넣고 선거를 조작하려 했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그러나 진실과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저보다 더 억울하게 구속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목사 측의 보석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보석 결정 후 서울중앙지검의 석방 지휘에 따라 전 목사는 풀려났다.

전 목사는 지난 2월24일 구속됐으며 56일 만에 석방됐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 보석을 허가하지 않아야 할 6개 조건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95조에 따라 전 목사에 대한 보석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의 주거지에만 머물러야 하며, 벗어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함께 보증금 5000만원을 내야 한다. 변호인을 제외한 사건 관계자와의 연락이나 접촉은 불가능하다.

앞서 전 목사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지난해 12월2일부터 지난 1월21일까지 광화문 광장 등 집회 또는 기도회 등에서 5회에 걸쳐 확성장치를 이용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지난해 10월9일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지난해 12월28일 집회에서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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