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 된 미국의 최고급 백화점 니만 마커스가 이번주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다. 니만 마커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릎을 꿇게 된 최초의 미국 대형 백화점이 된다. 코로나19로 니만 마커스를 비롯한 미 주요 백화점 네 곳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123억달러(약 15조원) 증발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코로나19 앞에서 쓰러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13년 역사를 이어온 니만 마커스가 이르면 며칠 내 파산 신청을 할 예정으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 대변인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니만 마커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 운영이 중단되면서 최근 현금 흐름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할 부채는 1억1500만달러(약 1400억원)이며 대출금은 48억달러(약 5조8500억원)로 추산된다.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채권의 이자 570만달러(약 70억원)도 지급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니만 마커스는 65개 점포의 문을 닫았고 직원 1만4000명을 휴직 조치했다.
니만 마커스는 1907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문을 연 뒤 미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해 고전했고 2017년엔 기업공개(IPO)도 포기했다. 로이터는 “니만 마커스가 파산 신청을 해 싼값에 매물로 나오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업계 재편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미 백화점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CNBC방송은 “코로나19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백화점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전했다. 1902년 설립된 백화점 JC페니도 파산 신청을 검토 중이다. JC페니는 올초 40억달러(약 4조8600억원) 규모 채무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상했지만 실패했다. 850개 점포의 문을 닫았고, 직원 8만5000명을 해고했다. 메이시스도 최근 투자은행과 만나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했다. 마켓워치는 “메이시스는 4개월, JC페니는 7개월 정도 버틸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 가구유통업체인 피어원임포츠는 최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냈다. 196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5억5000만달러(약 1조8400억원)를 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50개 매장을 폐점하고 직원의 40%를 감원했다. 미 최대 영화관 체인업체인 AMC는 상영관 1000여 개의 문을 닫고 애덤 애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2만4000명 직원 모두가 휴직 중이다. 파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승객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 유나이티드항공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항공기 22대를 매각하고 이를 다시 임대하기로 했다고 이날 CNBC가 보도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 항공기 임대회사인 BOC 에비에이션과 이같이 합의했다. 매각 대상 항공기에는 보잉으로부터 인도받기로 한 737-9 맥스 기종 16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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