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장하성 주중 대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이 대규모 내수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20일 밝혔다.
장 대사는 이날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한중 교류와 양국관계 전망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의 GDP(국내총생산)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으로 수출보다 내수의 비중이 크다"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이후 적극적인 내수 부양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우리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30%이기 때문에 중국 내수 부양에 따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 상품의 세일즈 교류 협력을 가속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했던 우한이 정상화하는 시점에 우리가 제일 먼저 한국 기업 상품전 등 교류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중국 측에 제안했다"면서 "중국 측 역시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이후 중국 입국이 제한된 한국 기업인의 입출국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사는 "지난달 28일부터 공무나 외교관 비자를 제외하고 기존 유효한 입국 비자나 거류 허가증을 소지한 외국인의 중국 입국이 잠정 중단됐다"면서 "이와 관련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필수 인력의 이동에 문제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중 정상 간 통화에서도 논의가 있었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에서도 논의했다"며 "한중 정부는 양국에서 인정을 받은 기업인의 경우 '그린레인'이라 불리는 패스트 트랙을 운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 대사는 구체적인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양국 보건당국에서 인증한 코로나19 음성 판정 증명서를 가지고 있으면 도착지에서 자가격리나 시설격리를 하지 않고, 도착지에서 재검사를 다시 한번 실시해 음성 판정 시 즉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협의가 현실화 되면 가장 먼저 삼성전자가 혜택을 볼 것 으로 보인다. 장 대사는 "삼성도 시안(西安)에 반도체 기술진 전세기로 파견하려고 추진 중"이라며 "대사관에서도 삼성과 시안시 정부 간 협의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진을 중국 시안에 특별 파견하기 위해 현지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다
아울러 "대기업의 경우 이런 조치에 접근성이 좋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중소기업"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이 합의되면 중국 각 지방정부도 방역에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인 이동 가능한 특정 지역을 명시적으로 확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사는 또 "안타까운 건 지난해를 마무리하면서 직원들과 올해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여러 계획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5개월 가까이 그냥 지나갔다"며 "누구보다 지방정부와의 교류를 강화하는 데 힘써왔고 그 전략이 각 부처에서 인정을 받은 것은 물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교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지방정부에 편지를 보내고 전화도 해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이것이 중국 정부가 바라는 것이고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남은 기간에 기존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한중 기업 간 경제활동과 양국간 교류에 적극적인 노력해서 성과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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