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지 알려주는 온라인 문진을 들 수 있다. 자가격리자는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를 고민한다. 의료 전문가가 일일이 상담해주면 좋지만 인력이 제한적이므로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경우 문진을 제공하는 앱, 웹사이트, 챗봇 등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애플과 구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에 맞춰 검사 필요 여부를 권고하는 웹사이트를 선보였다. 뷰오이헬스 등은 챗봇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는 허준녕 군의관이 개발한 웹사이트 ‘코로나 체크업19’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위험지역 방문 여부, 각종 증상 여부 등을 바탕으로 최신 대응 지침에 기반해 코로나19 검사 권고 여부를 알려준다. 지금까지 21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원격진료도 도움이 되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 간, 또는 환자 간 접촉을 줄이면서 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원격진료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원격진료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영국은 모든 1차 진료를 원격진료로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렇게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격진료를 제공하는 의사가 부족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격진료를 전면 불법으로 규정하는 한국도 이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아무런 플랫폼과 원칙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허용부터 해버린 졸속 행정이었지만, 민간의 자발적 노력으로 원격진료가 구현되기에 이르렀다. 메디히어, 굿닥, 똑닥 등의 기업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메디히어의 원격진료 앱에는 출시한 지 한 달도 안 돼 40여 명의 의사가 등록했고 1700여 건의 진료가 이뤄졌다.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거나 접촉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앱을 출시했다. 트레이스투게더라는 이 앱은 스마트폰 간 블루투스 신호를 이용해 확진자와 근거리에 있었던 사람을 선별할 수 있다. 역학조사에서 기억에 의지해 스케줄과 동선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다. 이 앱을 65만 명의 싱가포르 시민이 자발적으로 설치했다고 한다.
디지털 심리 방역도 활발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비대면 방식의 정신 건강 서비스가 주목받는 것이다. 미국의 인기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 심플해빗 등은 코로나 블루의 완화를 위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명상 앱 마보가 서울의료원과 협업해 콘텐츠를 개발했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자가 격리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도 무료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적용 분야도 많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려는 시도나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환자 증상을 모니터링하며 질병 양상을 파악하는 시도도 있다. 이런 노력이 합쳐져 코로나19의 종식이 하루라도 앞당겨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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