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근길 마스크를 챙겨쓰는 직장인 이지민(26)씨는 최근 선케어 제품을 무기 자외선 차단제(이하 무기자차)로 바꿨다. 이 씨는 "마스크에 계속 파운데이션이 묻어나는 게 보여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적당한 수준의 백탁현상이 있는 무기자차만 바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얗게 뜨는 백탁현상을 이용해 일부 피부색을 보정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 유튜브에서 '파데(파운데이션) 프리'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선크림'이 뜬다.
따가워진 봄볕에 선케어 수요가 늘면서 무기자차의 인기가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늘어난 마스크 착용이 무기자차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는 게 화장품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무기자차는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반사하는 선케어 제품. 피부 속에 스며들어 자외선을 분해하는 유기자외선차단제(유기자차)보다 화학성분이 적은 장점이 부각돼 최근 들어 민감성 피부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함유 유기자차의 경우 산호 등 환경 파괴 요인으로 꼽히면서 무기자차가 재조명받고 있다.
21일 헬스&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판매된 주요 선케어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당 기간 주요 무기자차 제품 매출은 78% 뛰었다.
무기자차의 매출 증가율은 주요 유기자외선차단제(유기자차) 매출 증가율(36%)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제품별로도 매출 상위제품 3개인 닥터지의 '그린 마일드 업 선'과 셀퓨전씨의 '레이저 썬스크린 100', 보타닉힐보의 '더마 디펜스 판테놀 선크림' 중 1위와 3위가 무기자차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트러블 관리 수요와 묻어나는 화장품을 꺼리는 고객들의 수요가 더해져 무기자차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피부가 마찰되고, 오래 쓰고 있으면 내부에 습기가 차면서 뾰루지를 비롯한 피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에 따른 트러블 관리 수요가 선케어로까지 확대되면서 무기자차에 판테놀 등 피부 진정 성분까지 더한 다기능 제품이 올해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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