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진단키트 대량 구입한 호건 주지사…"큰 빚 졌다"

입력 2020-04-21 18:09   수정 2020-04-22 00:43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한국에서 50만 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호건 지사는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국내 언론에선 ‘한국 사위’로 불린다.

호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 사실을 밝히며 “한국에 큰 빚을 졌다”고 감사를 표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진단키트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지난 18일 워싱턴DC 인근 볼티모어공항에 도착했다. 호건 지사는 부인과 함께 공항에 나와 진단키트를 인수했다.

메릴랜드주가 이번에 구입한 진단키트는 한국 랩지노믹스 제품으로 50만 회 검사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메릴랜드주의 검사 건수가 7만 회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분량이다. 호건 지사는 지난 3월 28일부터 ‘오래가는 우정’이란 작전명까지 붙여가며 한국산 진단키트 수입에 공을 들였다. 이수혁 주미 대사와의 통화에는 유미 호건 여사도 힘을 보탰다. 당시 미국 각 주는 진단키트 확보 경쟁이 한창이었다.

호건 지사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 대사, 랩지노믹스 등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특히 부인을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호건 지사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먼저 연락했다면 진단키트 확보에 필요한 돈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메릴랜드주의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에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이 한국산 진단키트를 들여와야 할 만큼 검사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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