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VC) 보광창업투자가 미국 재활 의료로봇 스타트업 하모닉바이오닉스에 투자했다. 올해 첫 해외 투자로 앞으로 미국 등 선진국 위주의 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25일 VC업계에 따르면 보광창업투자는 하모닉바이오닉스에 총 1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번 투자는 하모닉바이오닉스의 외부 첫 투자로 국내 VC가 미국 기반의 유망 스타트업에 시드머니(종잣돈) 단계에서 투자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하모닉바이오닉스는 윤영목 이사(CTO)가 2016년 12월에 창업한 재활 의료로봇 개발 업체다. 윤 이사는 1983년생으로 경기과학고와 포항공과대학교(현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의 텍사스오스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연구하던 주제를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9월 마조로보티스라는 나스닥에 상장한 의료용 로봇제조업체대표를 전문경영인(CEO)로 영입한 이후 윤 이사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팔, 어깨 등 신체 상지부위의 재활을 돕는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개발된 상지재활로봇 중 가장 넓은 범위의 움직임을 가질 수 있다. 멀티 센서를 통해 근육의 움직임을 고속으로 수집해 환자들에게 정밀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를 이끈 이정진 보광창업투자 부장은 "재활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다수의 환자들이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하모닉바이오닉스 제품은 숙련된 인력보다 정밀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 다수의 환자들의 재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모닉바이오닉스에서 만든 제품은 미국 내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올해 2월 텍사스 오스틴 대학 병원에 제품 판매가 됐고 최근에는 버전2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자체 보유 특허도 다수 있어 사업적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광창업투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하모닉바이오닉스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부장은 SNS를 통해 해외 이민 사업가나, 유학 인력 등과 교분을 쌓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윤 이사와 첫 만남이 이뤄졌다. 6개월 가량 교류하다가 사업에 대한 내용을 파악, 초기 투자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보광창업투자는 국내 창투사로는 처음으로 청년창업펀드를 만들었다. 현재 5개 청년창업펀드를 운용중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 투자부터 시작해 후속 투자를 이어나가며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청년창업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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