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거래량 지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달 급격한 거래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는 10만86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6% 증가했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월 대비 6% 정도만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은 2.1% 감소에 그치면서 상당히 양호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
전·월세 거래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19만9758건의 전·월세가 거래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탓에 집 구경을 하기 매우 힘들었던 지난달 상황을 고려할 때 10.9%의 거래 감소는 쉽게 받아들여질 만하다.
가격지표도 볼 만하다. 언론에 가장 많이 언급됐던 서울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19억원 언저리에서 약 1억원 낮아진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달 16억원에 거래되면서 오해가 싹트기 시작했다. 하락의 전조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몇 주 지나지 않아 19억원대 정상거래(?)가 나타나면서 오히려 2월보다는 개선된 가격 흐름을 보여줬다. 이달 22억원의 신고가 거래가 기록되면서 본격적인 상승 전환(!)이라는 긍정적 해석까지 나타났다. 모두 해석을 ‘마음껏’ 하고 있지만 장기 시계열로 확인하지 않은 수치들은 그저 ‘본인만의’ 의지를 설명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도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한다. 지난 2월 매수·매도 간의 눈치보기가 끝난 이후 흐름은 서서히나마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리오 가격도 눈여겨봐야 한다. 헬리오시티에 가려져 있지만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아파트단지의 가격 흐름에 일반인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파크리오에서도 지난 2월 16억5000만원 매물이 계약됐다. 리센츠의 16억원과는 비교도 안 되는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 17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정상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인이 수많은 단지의 가격 흐름을 다 꿰차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과도하게 부풀려진 가격 움직임을 ‘숙지’하는 것도 문제다. 단지별 특성과 과거 흐름까지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가격정보만으로 현재 상황을 해석하려 하는 행동은 위험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이상우 <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