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2·3세 의기투합…'휴대용 소독기' 창업

입력 2020-04-22 18:04   수정 2020-04-23 02: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이후 생활방역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 한 번 사용한 마스크, 수천 번 만지작거리는 휴대폰 등에 번식하고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어디서든지 소독할 수 있는 휴대용 소독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두 명의 청년 사업가가 뭉쳤다.

박재영 뱅크카드 이사(40)와 박성재 성호전자 부사장(36)은 지난 2월 휴대용 소독기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지난달 초 ‘세니텍’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박재영 대표는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외손자이고, 박성재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인 전자부품업체 성호전자 박현남 회장의 아들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두 사람은 아이디어를 낸 지 두 달 만에 일사천리로 휴대용 소독기 ‘브이가디언’을 22일 시장에 내놨다.

브이가디언의 가장 큰 장점은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 가운데 보라색 파장을 사용해 각종 세균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기존 소독기들은 대부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자외선 가운데 파장 265㎚(나노미터)인 UV-C를 사용했다. 이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플라스틱이 누렇게 변하고 생물의 DNA(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어 밀폐된 공간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사람은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에서 해법을 찾았다. 보랏빛을 띠는 405㎚ 파장의 빛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내는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을 활용해보자는 것. 박재영 대표는 “내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더 안전하게 살균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개방된 넓은 공간의 여러 개 물품을 동시에 소독할 수 있도록 제품을 고안했다”고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설계와 부품 조달, 제조는 박성재 대표의 몫이었다. 그는 “2년 반 전에 창업한 조명회사 썬텍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로 보라색 가시광선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효율성 높은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면 1시간 이내에 대장균 99.9%를 제거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한 번 사용한 뒤 침으로 인해 세균에 오염됐을 마스크를 살균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게 세니텍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사람 손이 자주 닿는 휴대폰, 노트북, 키보드, 보석, 장난감, 인형 등을 소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넓은 공간에 여러 물건을 늘어놓고 소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브이가디언은 문구용품을 파는 알파문구에서 소비자가 2만1000원에 출시됐다. 온라인에선 G마켓, 11번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다. 박재영 대표는 “브이가디언을 시작으로 다양한 소독 관련 제품을 내놓고 개인 위생전문회사로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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