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미국이 신중론을 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황이지만 만약의 사태가 생길 경우 김 제1부부장이 후계자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은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관련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날 국방부 언론 브리핑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 고위 당국자가 현재 김 위원장의 군 통제력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하이튼 차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확인하거나 부인할 어느 것도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건강 논란과 별개로 김 위원장이 북한 1인자로서 건재하다고 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NN의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 보도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고 언급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어떠한 것도 더할 게 없다”고 답변하며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는 연장선상이다.
우리 정부 역시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백두혈통’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한 내 2인자로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우선 그가 북한 노동당 내 핵심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활동한다는 판단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김여정을 당 제1부부장에 임명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소속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보 당국의 관측대로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됐다면 실질적인 북한의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가 올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개인 명의 담화를 내는 이례적 행보를 보인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2일 “김 위원장이 사망 등으로 인해 통치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시킨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후계 문제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단 점을 감안하면 신빙성에는 다소 의문이 제기되지만, 김 제1부부장이 실질적 2인자로 파악된다는 얘기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유사시 북한 승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모른다는 전제 하에 “기본적인 가정은 아마도 가족 중에서 누군가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제1부부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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