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강제추행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11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시민들께 참으로 죄스런 말씀을 드리게 됐다”며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서는 안될 강 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경중에 관계 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어 이날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을 참회하는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오 시장은 “부산을 너무 사랑한 한 사람으로 기억해달라”며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오 시장이 이날 갑자기 사퇴함에 따라 부산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24일부터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대행을 맡아 보궐선거 때까지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오 시장은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2000년 부산시 정무부시장, 2001년 행정부시장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는 시장 권한대행을 지냈다. 2005년부터 노무현 정부에서는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했다.
해양대 총장을 거쳐 2016년부터 동명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던 오 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장에 당선돼 4년 임기 중 2년 여를 소화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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