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경고 "유가 반등했지만…원유 파생상품 투자시점 아니다"

입력 2020-04-23 14:23   수정 2020-04-23 14:25



간밤 국제유가가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추세적 반등 흐름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가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원유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또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이틀 기록적인 폭락세를 거듭했던 국제유가가 급반등한 것이다.

이날 유가 반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국제유가 반등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유가가 너무 낮은 상황이어서 일정 부분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추세적 반등을 위해서는 원유 수요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밤 유가는 일시적인 반등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원유 재고가 너무 많아서 저장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원유 재고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거나 해소될만한 단초가 발견된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5월에는 일부 지역에서 경제활동 재개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우리가 최근 며칠 동안 봤던 것보다는 유가 변동성이 낮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원유 파생상품 투자에 신규 진입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관련 상품을 깊이 있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어서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파생상품을 주식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주식과 달리 매월 만기가 있는 선물은 롤오버(근월물 만기가 오기 전에 원월물로 교체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기보다는 미국 오일 메이저 회사의 주식을 사는게 낫다"며 "이미 원유 파생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의 경우 금과 같은 다른 자산으로 상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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