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로나 여파로 1분기 판매 100만대 하회…"2분기 타격 더 크다" [종합]

입력 2020-04-23 15:16   수정 2020-04-23 15:19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의 완성차 판매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9년 여 만에 처음으로 100만대를 하회했다. 환율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 금융투자업계의 우려보다는 선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에 매출 25조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 경상이익 7243억원, 당기순이익 552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4.7% 증가했지만,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5%, 42.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보다 악화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을 빚은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증권가의 현대차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23조2546억원, 영업이익 7126억원이었다.

1분기 차량 판매도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를 밑돌았다. 판매량은 90만3371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도매판매 기준)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를 선보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공장 생산이 중단되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5% 줄었다.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인도, 유럽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11.1%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미출고 대수가 12만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3월들어 시작됐고 일찌감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급등한 환율이 영업이익에 착시효과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3월 17일(현지시간) "주말 실적이 환상적이었고 주중도 좋았다"며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이 그달 중순 이후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분기 112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급등한 점도 실적을 증가시켰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며 "앱티브 합작법인과 관련한 약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0.5%, 42.1%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피해가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수익성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 신차 판매 확대와 효율적 재고관리·인센티브 윤영 등으로 실적 악화를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하고 친환경차의 경우 규제 달성과 전동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GV80, G80 등 고수익 모델 생산 유연성을 높이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투싼과 GV70, 싼타페, 코나 등으로 국내 판매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해외 신차 출시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말 현재 자동차 부문 11조 부문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4월 이후 연말까지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한 유동성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분기별 유동성 관리에 나서는 한편. 수요 하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고객 안심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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