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2년차 송파 헬리오시티…매물 급증에 전·월세 가격 하락

입력 2020-04-26 15:53   수정 2020-04-26 15:55


올해 입주 2년차를 맞이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사진)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전세 만료를 앞둔 물건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인근 강동구에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가락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7억~9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하더라도 10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최대 3억원 넘게 빠졌다.

가락동 G공인 관계자는 “두세 달 전만 하더라도 최소 9억원대 중반선에서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최근엔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호가가 떨어졌다”며 “융자가 없는 매물도 7억원 초중반대 가격에 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세도 떨어졌다. 작은 주택형인 전용 39㎡는 지난해 말 보증금 5000만원, 월 155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하지만 지난달엔 동일한 보증금에 월세 116만원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이처럼 최근 들어 헬리오시티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건 재계약 물량이 늘어나서다. 2018년 12월 입주해 2년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물건이 쌓이고 있다. 워낙 대규모 단지라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강동구에서 대규모 단지가 줄줄이 입주하며 수백 가구의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강동구에선 지난해 말부터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 등 반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1만2000여 가구가 입주했다. 세입자들이 송파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 전세 가격이 저렴한 강동구로 이동하면서 헬리오시티의 전세 수요가 줄었다.

헬리오시티를 주로 중개하는 T공인 대표는 “전용 84㎡ 기준 강동구 새 아파트 전세가는 대략 4억원 중반~5억원 선으로 헬리오시티보다 3억~4억원가량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들이 올초부터 강동구로 많이 옮겨가면서 거래 자체가 둔화됐다”며 “강동구 입주 폭탄 여파가 헬리오시티까지 미쳤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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