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가 자리잡히면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최근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KF94 마스크 7장을 받았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외출도 못하는 며느리와 손녀, 아들을 위해 "우리는 사정이 좀 나으니 마스크 쓰고 다니라"면서 아들에게 택배로 보낸 것.
이후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됐다. A 씨는 집에서 쓰던 마스크를 다 사용하고 구입하려고 했지만, 아내가 장모가 만든 반찬을 전달하러 온 처남에게 남은 마스크 3개를 전달했다는 걸 알게됐다.
A 씨는 이 상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쓰면서 "아내는 장모님이 반찬도 바리바리 싸 주고, 그 동네에서는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서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서 쓰고 다닌다기에 속상해서 챙겨드렸다고 하는데 '시댁에 마스크 주자는 남편', '시어머니가 마스크 다 가져갔어요' 이런게 생각이 났다"면서 "기분이 나쁘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장모님에게 드린 게 아까운 게 아니라, 저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드렸다는 게 싫다"며 "처음엔 미안하다며, 채워놓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장모님이 반찬도 해서 보내주셨는데 제가 '맛있게 먹겠다'고 하지 않아 자기가 민망해 '남편이 보냈다'고 거짓말까지 했더라"라고 아내를 책망했다.
A 씨는 "이 시국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편 마스크를, 시부모가 본인 아들 쓰라고 보낸 마스크를 절반이나 친정에 보낸 와이프가 정상이냐"며 "솔직하고 현명한 답을 원한다"면서 글을 마무리 했다.
A 씨의 글에 "말을 하지 않고 친정에 마스크를 보낸 건 잘못됐다"는 의견과 "반찬을 싸 준 장모에게 30장, 300장도 아니고 3장 보낸 걸로 이렇게 글까지 쓰는 남편이 더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 맞섰다.
A 씨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장모님께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자신의 것도 아닌 걸 말도 하지 않고 보내는 건 섭섭할 만 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것까지 말해야 하나", "다 준 것도 아니고 그 중에 몇 장만 준 것도 그렇게 문제가 되냐", "공영 마스크 사서 한 주면 채워넣을 양인데 뭘 그렇게 짜증을 내냐" 등 아내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글도 적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하지만 재택근무와 마스크 5부제 정착 등으로 부족 현상은 완화된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코로나19로 시행 중인 마스크 5부제와 관련해 "다음 주에는 공적 마스크 구매량을 1인 3매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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