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서 동시 개봉해 설레기도 하고, 겁나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극장용으로 더빙했지만, 넷플릭스행이 결정된 이후 TV 모니터에 맞게 사운드를 다시 손봤다고 했다.
“청년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대곤 합니다. 그 지옥에서 생존투쟁을 벌이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장르물로 풀었어요. 범죄와 서스펜스, 서부극 엔딩까지 차용해 지옥도를 그려냈습니다.”
전작 ‘파수꾼’이 대사와 감정 위주로 표현한 드라마였다면, ‘사냥의 시간’은 단순한 이야기를 사운드와 이미지의 힘으로 전개하는 범죄영화다. 이 때문에 긴장감은 잘 살렸지만, 드라마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립영화를 만들다가 상업영화를 처음 연출한 소감은 어떨까. “‘사냥의 시간’은 순제작비 90억원으로, 큰 제작비를 들이니까 더 쉬울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파수꾼’이 쉬웠어요. 감정과 인물에만 집중하면 됐으니까요. 이번에는 이미지 중심으로 표현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박해수가 연기한 추격자 ‘한’이란 인물은 끝까지 미스터리한 인물로 나온다. “외국 영화들에선 사연이 없는 악당이 종종 나옵니다. 한국 영화에선 모든 인물 행동의 이유를 밝히려 하는데 이 경우 공포감이 약해집니다. 우주가 무서운 이유는 낯설기 때문이죠.”
그는 무엇보다 캐스팅에 만족을 표했다. “이제훈과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 등 다섯 명은 모두 함께 꼭 작업을 하고 싶었던 배우들입니다. 최고의 캐스팅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특히 ‘파수꾼’에 이어 함께 작업한 이제훈을 칭찬했다. “이제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중력과 엄청난 에너지를 가졌어요. 감정에 집중할 때 진심이 현장에서 느껴집니다. ‘파수꾼’에서는 거칠지만 섬세해 깨지기 쉬운 인물이었다면, 여기서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마초적인 인물을 잘 해냈어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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