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안테나 제조 전문기업 EMW가 사전회생계획(P플랜)을 통해 기업 회생절차가 시작된지 한달 안에 관련 절차를 종결한다. 구조조정 업계에서는 EMW P플랜 사례를 계기로 법정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낙인효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서울회생법원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EMW는 이날 채권자관계인집회에서 200억원 가량의 부채에 대한 사전 회생계획안이 채권자조와 담보권자조, 주주조에서 전부 90% 이상 압도적인 동의율로 통과돼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지난달 27일 'P플랜' 회생절차가 개시된지 4주만이다. 이같은 초단기 P플랜은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EMW 측이 제출한 사전회생 계획안에는 구 사주 채권을 탕감하되 상거래채권은 조기변제하는 방안이 담겼다. 나머지 은행들에 대한 금융채권은 약정된 기한대로 변제하기로 했다.
EMW는 류병훈 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 등 문제로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후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전 대표이사가 발급한 법인인감증명서 등의 사용처에 대한 소명을 요구받았고, 지난해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내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후 EMW는 이앤에스인베스트먼트라는 유한회사에 116억원에 인수됐다. 양일규 현 대표이사 등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온 이후 EMW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성도이현회계법인을 자문단으로 꾸려 P플랜 회생절차 준비에 나섰고, 지난 3월 20일 법인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달 9일까지 부여받은 개선기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였다.
EMW는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1차 안테나 공급업체다. 안테나 개발 외에도 공기청정살균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다각화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018년 802억, 2019년 6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0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2018년까지 계속 적자를 보다가 2019년 3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EMW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는 등 시장 전망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기업가치가 충분한 회사"라면서 "회생절차 조기 종결을 통해 우발부채 문제를 해소함에 따라 인수 측인 새 경영진이 앞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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