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0% 줄었다고 24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 법인의 판매 부진이 순이익 지표에 악영향을 줬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2% 줄어든 444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노사 간 통상임금 합의에 따른 충당금(2800억원)이 일회성 영업이익으로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64만8685대로 전년 동기보다 1.9% 줄었다.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중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 급감한 3만2217대에 그쳤다. 유럽(-10.1%)과 아프리카·중남미(-2.4%) 등에서도 판매량 지표가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한국과 미국이 실적 버팀목 노릇을 하면서 전체 매출을 지켰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7.1% 증가한 14조5669억원이었다. 내수 판매는 중형 세단 K5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인기로 1.1% 늘었다. 미국에서도 ‘북미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차’에 오른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앞세워 전년보다 판매가 8.9% 증가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달부터 미국과 유럽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기아차의 지역별 판매 비중(2019년 기준)은 미국 등 북미(27%)가 가장 높고 한국·유럽(18%) 순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분기 판매는 40% 이상 출렁임이 있을 것”이라며 “연구개발(R&D) 투자를 제외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미국 공장의 SUV 쏘렌토 양산 시점을 올 8월에서 9월로 연기하는 등 해외 시장 전략도 수정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감소는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4230억원, 360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6.9% 감소했다. 주력인 모듈·핵심 부품 제조 부문은 생산 감소에 따른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 여파로 899억원 적자를 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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