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해외법인 10곳 셧다운
포스코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70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4%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14조5458억원으로 9.2%, 순이익은 4347억원으로 44.2% 줄었다.
작년 4분기 30년 만에 첫 분기 적자(1479억원)를 기록한 현대제철은 올 1분기에도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올 1분기 영업손실 297억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조66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0% 감소했다. 순손실은 1154억원이었다.
자동차 업체 부진이 뼈아팠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는 전체 철강재 생산량의 30%를 소비하는 최대 수요처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작년 4분기 적자 이후 강판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체들이 고개를 내저었다. ‘내 코가 석자’라는 게 자동차 업체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선박 발주까지 줄었다. 이는 선박용 후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유정용 강관도 재고가 쌓이고 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주문량이 뚝 떨어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미국 유럽 등 해외 법인들은 주로 자동차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강판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는 해외 생산기지 중 이탈리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등 10곳이 셧다운(가동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미국 브라질 멕시코의 가공센터가 셧다운 상태다. 모두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다.
현대제철 “전기로 가동 중단 검토”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12년 만에 감산을 단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US스틸 등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잇따라 감산에 나섰다. 포스코는 이날 감산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연간 매출과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체 매출은 63조7940억원에서 57조5363억원으로 낮췄다. 예상 조강생산량은 3670만t에서 3410만t으로 축소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열연 전기로 가동 중단을 시사했다. 서강현 재경본부장은 “감산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로(용광로) 감산은 아직 계획이 없지만 전기로는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를 절감하고 비핵심성 자산도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재 가격도 철강사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현재 t당 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예년보다 10~20달러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이후 국제 유가가 70% 급락하는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지만 철광석 가격만 요지부동이다. 철광석 강세는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의 기상 악화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세계 철강사들이 잇따라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바오산강철 허베이강철 등 중국 철강사들은 고로 가동률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사가 올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철강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철광석 가격이 t당 80~85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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