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일대 정비사업 '훈풍'…7구역 관리처분 인가

입력 2020-05-04 17:20   수정 2020-05-05 00:31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40~65층짜리 주상복합 단지들이 건립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지지부진했던 다른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청량리역 인근은 최근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청량리역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2개 노선이 교차하는 서울 동북부의 광역환승 거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최근 발표됐다. 정부와 서울시 주도로 5000억원가량의 국비가 투입되는 ‘서울 바이오 클러스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청은 최근 청량리동 199 일대 3만4997㎡ 면적의 청량리7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의 관리처분인가를 고시했다.

청량리7구역은 200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문화재 심의 및 보류지 문제 등으로 정비계획이 계속 변경되면서 재개발 사업이 지연됐다. 롯데건설이 지하 6층~지상 18층 9개 동, 761가구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조합은 내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과거 ‘588’로 불린 집창촌 재개발 단지 청량리4구역에서는 65층 주상복합 아파트 ‘롯데캐슬 스카이-L65’(1425가구·조감도)가 2023년 7월 입주를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청량리4구역 옆 동부청과시장 재개발구역에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1152가구)가 지어지고 있다. 지상 50~59층, 4개 동으로 이뤄지며 2023년 5월 입주한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공동 시공하는 청량리3구역의 40층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254가구)는 2023년 1월 입주를 목표로 건립되고 있다.

청량리동 235의 6 일대에 있는 미주상가B동을 개발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하 6층~지상 20층, 954실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을 짓는다. 다음달 분양 예정이다.

청량리6·8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동대문구청의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근 전농뉴타운의 전농9·10구역 등도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청량리역 인근 아파트 가격은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폭 조정받기 전까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용면적 84㎡뿐만 아니라 전용 59㎡까지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이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2397가구) 전용 59㎡는 지난해 12월 처음 거래가가 10억원을 넘겼고, 지난 3월 10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2월 12억원에 거래됐다.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584가구)는 전용 59㎡가 3월 11억5000만원에 팔렸고, 전용 84㎡ 거래가도 지난해 이미 12억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다만 가격에 호재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취약한 학군 접근성과 쾌적하지 못한 주변 환경도 문제다. 이 일대에서 배정받는 전농초등학교는 청량리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어 비교적 먼 편이다. 청량리역이 소음과 미세먼지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추진되는 개발 사업들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청량리역의 수도권 교통허브 개발 사업은 현재 기본구상 단계로, 사업이 빨리 진행돼도 2027년께 완료될 예정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청량리역 인근 호재는 아직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단계”라며 “이 지역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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