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프랜차이즈 경영…빅데이터 중요성 갈수록 커진다

입력 2020-04-26 16:05   수정 2020-04-26 16:07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정보 독점’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배달 앱 업체들이 주문 정보를 독점해 후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고 주문에 대해 실제 책임을 지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거래 정보를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문제다. 이른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부조리함을 공정위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5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인수합병을 좌지우지할 만큼 빅데이터가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지난 1월 데이터 3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정부가 데이터 플랫폼 정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가공할 역량이 부족한 기업도 얼마든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 신상이 아닌 성별, 연령 정도의 정보만 표시된 ‘기명정보’는 소비자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

아직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외부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자체 데이터와 결합해 경영에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지 않다. 매출 10억원 미만의 영세 가맹본부가 60%에 달해 당장 데이터를 활용한 경영 전략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프랜차이즈 점포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하고 체계적인 사업 전략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적극적인 데이터 경영으로 실패 위험을 줄이고 효율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사업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담긴 데이터가 풍부한 중견 브랜드에 비해 작고 여력이 부족한 중소·영세 브랜드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배달 앱이 보유한 빅데이터엔 거리별 유동인구, 유동인구의 결제 정보, 앱 실행 정보를 기반으로 한 유동 인구의 성향, 요일별·시간별·성연령별 구분, 위치별 거래 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정보를 축적하지 못한 중소 가맹본사들은 ‘데이터 거래’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이를 프랜차이즈 사업에 활용하면 핵심 사업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 예컨대 가맹본부는 더욱 최적화한 가맹점 위치를 선정할 수 있다. 가맹점 매출의 안정화는 가맹 사업 확대로 이어진다.

작은 프랜차이즈 기업일수록 데이터 경영으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략을 짠다면 도약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예비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고를 때 ‘데이터 활용 역량’을 눈여겨볼 날도 머지않았다.

박호진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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