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데이터 3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정부가 데이터 플랫폼 정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가공할 역량이 부족한 기업도 얼마든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 신상이 아닌 성별, 연령 정도의 정보만 표시된 ‘기명정보’는 소비자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
아직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외부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자체 데이터와 결합해 경영에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지 않다. 매출 10억원 미만의 영세 가맹본부가 60%에 달해 당장 데이터를 활용한 경영 전략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프랜차이즈 점포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하고 체계적인 사업 전략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적극적인 데이터 경영으로 실패 위험을 줄이고 효율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사업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담긴 데이터가 풍부한 중견 브랜드에 비해 작고 여력이 부족한 중소·영세 브랜드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배달 앱이 보유한 빅데이터엔 거리별 유동인구, 유동인구의 결제 정보, 앱 실행 정보를 기반으로 한 유동 인구의 성향, 요일별·시간별·성연령별 구분, 위치별 거래 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정보를 축적하지 못한 중소 가맹본사들은 ‘데이터 거래’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이를 프랜차이즈 사업에 활용하면 핵심 사업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 예컨대 가맹본부는 더욱 최적화한 가맹점 위치를 선정할 수 있다. 가맹점 매출의 안정화는 가맹 사업 확대로 이어진다.
작은 프랜차이즈 기업일수록 데이터 경영으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략을 짠다면 도약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예비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고를 때 ‘데이터 활용 역량’을 눈여겨볼 날도 머지않았다.
박호진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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