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세계 2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 가장 많은 신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물량 공세를 폈지만 시장점유율이 뒷걸음질쳤다. 중저가 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밀려 3위에 그쳤다.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시장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포인트 상승한 3300만5000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국 샤오미는 약 1000만3000대를 출하해 점유율 30.6%로 1위를 기록했다.
약 63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8.9%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3위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은 13.7%P, 점유율도 5.5%P 줄었다. 반면 중국 비보는 같은 기간 출하량이 48.9%P 급증한 뛴 670만대가량으로 점유율이 19.9%까지 뛰며 2위를 차지했다.
카날리스 관계자는 "비보는 인도 프리미어 리그(크리켓 토너먼트) 시작에 앞서 비축해둔 스마트폰 재고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면서도 "지난달 말부터 인도 정부 봉쇄령에 따라 공급업체 계획이 차질이 생김에 따라 2분기 출하량은 크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이은 2번째 규모 시장인 인도는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삼성전자에게도 인도 시장 공략은 중요 과제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역시 지난 2월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부터 좋은 모습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전략) 갤럭시S20 시리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은 물론 보급형 라인업 갤럭시A51·A71과 특화모델 갤럭시M31·M21 등 올해 출시한 대부분 스마트폰을 인도 시장에 내놓으며 적극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출시를 하지 않은 플래그십 파생모델 갤럭시S10 라이트, 갤럭시노트10 라이트가 가장 먼저 출시된 곳도 인도다.
2018년만 해도 인도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작년 4분기부터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는 비보에게까지 출하량이 추월당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다. 스마트폰 1억대 이상을 생산하고 생산 제품 70% 가량이 인도 내수시장에 판매되는 현지 노이다 삼성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일시 폐쇄조치)됐기 때문. 인도 정부가 전국 봉쇄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으로, 노이다 공장은 다음달 3일까지 최장 5주간 가동 중지가 불가피하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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