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가뭄의 공포가 밀려온다

입력 2020-04-27 18:17   수정 2021-07-21 15:4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실직자와 채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놀랄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거리에서도 새로운 상점들-골목 모퉁이의 새 카페와 치과 병원 그리고 소규모로 시작하지만 유명 브랜드의 꿈을 안고 있는 가게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창업 기업들의 실종이 코로나19 확산 위협이 사라진 뒤에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짙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신청 건수는 442만7000건으로 또다시 충격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신청 건수는 5주 동안 2600만 건을 넘어 2009년 초 기록한 사상 최대 수치인 330만 건을 크게 웃돌았다. 신규 실업보험 신청 건수 증가에 맞춰 실업보험 수급자도 늘었다. 이달 11일 기준 직전 3주 동안 1600만 건 이상의 실업수당이 청구됐다. 종전 같은 기간 1200만 건에서 400만 건 늘어난 것이다. 비교 가능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美 창업기업, 전년대비 20%감소

정작 일반인에게 거의 주목받지 못한 지표가 있다. 미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사업 허가 신청 건수가 바로 그것이다. 투자자는 물론 기업들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는 통계일지도 모른다. 인구조사국은 이달 초부터 사업 허가와 관련한 주간 자료를 공표하기 시작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신규 창업을 위한 사업 신청 건수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5만655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7만820건에서 20.1% 감소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였던 2018년엔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0.9% 늘었다.

올해 신청 건수에선 급여 지급 계획이 있는 사업, 즉 경영자 외에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 있는 사업의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6610건으로 더욱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 비즈니스 세계에서 매년 수천 개 기업이 문을 닫는 와중에도 수십만 개 기업이 창업해 수백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이 줄어들면 고용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사업 신청 건수에 대해 인구조사국과 함께 오랫동안 공동 작업을 해온 존 할티왕거 메릴랜드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수많은 기업이 사실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었다. 이들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위기를 낳는다는 게 그의 견해다. 할티왕거 교수는 “고성장 창업 기업은 미국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일자리 창출에서 남다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용시장 공백 길어질 수도

실제로 과거 경기침체 후 고용시장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 중 하나는 창업 활동 부족이었다.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 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일어날 때까지의 창업 활동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미국의 기업가 정신에 또다시 타격이 가해지면 고용시장이 깊은 공백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번 위기가 지나간 뒤에도 미국 경제에 예전만큼의 활기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저스틴 라하르트 칼럼니스트의 ‘The Other Jobs Threat: New Business Drought’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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