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VR·빅데이터 기술 접목…사업 혁신

입력 2020-04-28 16:45   수정 2020-04-28 16:4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기존 사업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회복을 결정 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국의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을 기존 사업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주목하는 것은 가상현실(VR)과 빅데이터 기술이다. 가스공사는 VR 기반 공급 설비 교육 훈련 시스템을 마련하고, 빅데이터 경진대회를 여는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실제 설비 체험하는 VR 교육

가스공사는 작년 말 VR 기반 공급설비 교육 훈련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VR 기반 공급설비 교육훈련시스템은 공급관리소 설비를 3차원(3D) 모델링해 실물과 비슷한 가상공간을 구현한 것이다. 교육대상자들이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하면 직접 현장을 이동해가며 각종 설비를 조작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실물에서 교육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 시스템은 기존 공급설비에 대한 체험형 교육실습장이 부족해 실질적 교육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개발한 것이다. 가스공사는 처음엔 막대한 예산이 드는 교육실습장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했다. 하지만 비용 및 구축기간의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실물 교육실습장 건설보다는 최근 국내외 유관기관들이 설계 및 교육 등에 도입하고 있는 VR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VR 기반 공급 설비 교육 훈련 시스템은 △비상상황 시 긴급대응 절차를 숙지할 수 있는 체험형 교육 △가스 흐름에 따른 설비 내부 동작 원리를 설명하는 영상교육 △설비사고 사례 등을 소개하는 교육 등 현장 운영에 필수적인 14종의 교육 과정을 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확장하고 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신기술 접목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교육 효과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AI 기술도 접목

가스공사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된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이들이 보유한 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작년부터 개최한 ‘빅데이터·인공지능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대표적이다. 이 경진대회는 ‘설비운전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의 설비운영 알고리즘’을 주제로 진행됐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부응하고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자는 취지다. 2023년까지 200개 혁신·중소기업을 육성·지원하겠다는 가스공사 혁신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경진대회엔 40개 팀이 응모해 4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10개 팀이 최종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등은 ‘DNN과 강화 학습 기반의 지능형 생산기지 운영 알고리즘’을 주제로 참가한 GonCamp팀이 차지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에 가스공사의 현장 설비 데이터를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경진대회였다”며 “산업 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분석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던 스타트업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기술 개발 경험을 쌓는 자양분도 됐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경진대회에서 발굴한 상위 3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과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들의 과제를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한 후 시스템화를 통해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보유한 데이터 및 노하우와 외부 전문가·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융합해 기술혁신과 일하는 방식 변화를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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