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맛집' 따로 있네…최신폰 들고 쿠팡·11번가 찾는 삼성·애플

입력 2020-04-28 11:19   수정 2020-04-28 11:22


쿠팡·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사전예약 맛집'으로 떠올랐다. 정부 규제에 보조금을 줄인 이동통신사보다 도리어 할인 쿠폰과 포인트 적립으로 마케팅 공세를 벌이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제품 판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7일 공식 출시하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31'이 11번가와 쿠팡에서 온라인 사전예약이 진행된 첫날(27일) 한 나절 만에 완판됐다.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삼성닷컴·쿠팡·11번가 단 3곳에서 갤럭시A31 자급제 모델을 사전판매했다. 특히 11번가와 쿠팡은 사전구매 고객에게 카드사를 통한 2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소비자들이 삼성닷컴 대신 11번가와 쿠팡으로 몰린 이유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오픈마켓을 통한 사전판매 인기를 실감한 후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갤럭시S9' 사전 예약판매부터 오픈마켓과 인연을 맺었다. 작년 4월 '갤럭시A30'은 오픈마켓 채널을 통해서만 사전판매를 진행했다. 당시 11번가와 네이버에서 진행된 갤럭시A30 자급제 모델 사전판매는 첫날 판매 물량 2000대을 모두 소진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사전판매 물량을 1000대로 정했지만 예상보다 인기를 끌자 1000대를 추가했다.

할인 쿠폰과 포인트가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었다. 11번가는 사전구매 고객에게 5만원 할인 쿠폰을,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5만 포인트와 영화 예매권 2장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측은 "할인 쿠폰과 포인트 적립 등으로 실질 구매가격이 30만원대에서 20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들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쿠팡과 11번가는 올 상반기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S20'에도 카드사 즉시 할인, 무이자 할부 이벤트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갤럭시A31과 같은날 출시하는 '갤럭시A51 5G'도 11번가·G마켓 등 오픈마켓을 통해 사전판매를 실시한다.

애플도 동참했다. 작년 11월 처음 아이폰 자급제 모델을 이커머스 업체에 공급했다. 쿠팡·11번가·이마트몰·롯데하이마트몰에서 '아이폰11' 자급제 모델을 예약판매해 품절 행진을 벌였다.

당시 이통사들은 아이폰11 구매 고객에 10만원이 채 안 되는 공시지원금을 지급한 데 반해 오픈마켓은 사전예약 구매자에 10% 즉시할인, 7% 캐시백, 24개월 무이자 혜택 등을 제공했다. 아이폰11 완판 행렬에 오픈마켓 업체들도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애플은 다음달 6일 국내 출시를 앞둔 '아이폰SE' 사전예약도 29일부터 이통3사뿐 아니라 쿠팡·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함께 진행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들 제조사 외에도 스카이 폴더폰, 노키아 바나나폰, 중국 샤오미 홍미노트8T, 블랙샤크 등을 판매하며 국내 자급제폰 판매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급제폰 시장에서 오픈마켓 업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업계가 정부 눈치에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면서 자급제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자급제 폰을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로 통신료를 줄이는 추세"라며 "오픈마켓은 할인 쿠폰, 캐시백 등으로 저렴하게 단말기를 팔 수 있어 자급제 폰 확산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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