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화장품 업체 에뛰드가 KDB산업은행에서 150억원을 빌린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계열사인 에뛰드의 차입 신용도를 보강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다음달 24일 산업은행에서 1년 만기로 150억원을 빌린다. 이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갖고 있는 180억원 규모의 정기예금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건까지 합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에뛰드에 285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하면 에뛰드는 산업은행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에뛰드 지분 80.5%를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담보 제공이 없는 일반 대출 금리와 담보가 제공된 실제 대출 금리간 차이의 상당 부분을 담보 수수료로 수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스비전, 에뛰드, 퍼시픽패키지 등 계열사들이 시중은행·산업은행 등에서 돈을 빌릴 때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퍼시픽패키지가 산업은행에서 오는 7월 1년 만기로 차입할 예정인 90억원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10억원어치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에 6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 대비 66.8% 급감했다. 올 1분기 매출은 1조2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줄었다. 올 1분기 순이익 역시 948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41.9% 대폭 감소했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부진한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면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의 수요가 크게 줄어서다. 에뛰드는 올 1분기 346억원의 매출을 냈다. 올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2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58억원 적자에서 적자 폭을 줄였다. 적자 매장을 구조조정하고 제조 원가를 개선한 덕분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말 신영에 서울 논현동에 있는 성암빌딩을 152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성암빌딩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옛 사옥이다. 당초 한양건설이 매입하기로 했지만 신영으로 변경됐다. 매각 가격도 당초 1600억원보다 80억원 낮아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암빌딩 매각을 결정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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