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강남 역세권' 공릉·방학역 등 5곳 본격 개발

입력 2020-04-28 17:09   수정 2020-04-29 01:35


서울시가 역세권에 주거시설과 상업·업무시설을 복합 개발하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역세권 주거용지를 상업용이나 준주거용지로 바꿔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기부채납을 해 오피스와 상가, 임대주택 등을 짓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7호선 공릉역과 2호선 홍대입구역 등 5개 시범사업지를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 2023년께 임대주택을 포함해 총 147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8일 비(非)강남의 저개발 소외지역을 복합개발하는 내용의 ‘역세권 활성화 사업’에 속도를 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역세권 활성화 추진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발표에 포함된 지역은 △공릉역 △방학역 △홍대입구역 △신림선110역 △보라매역 등 다섯 곳이다. 모두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교통요지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역세권 지역으로 선정해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용도상향(일반주거→상업지역)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600%까지 높여주고,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공공 임대시설(오피스, 상가, 주택), 공용주차장 등 지역에 필요한 시설 건립을 위해 공공기여 받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늘어난 용적률을 공공주택을 짓는 데만 활용하지만, 이번 활성화 사업은 상업·업무용 시설에까지 적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7호선 노원구 공릉역 주변과 2호선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의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공릉역세권 사업부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주택 450가구(임대 72가구, 민간 378가구)가 들어선다. 서울과기대·서울여대·인덕대·삼육대·육군사관학교 등 5개 대학이 몰려 있어 20~30대 청년층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소형 가구를 위주로 공급할 예정이다. 주변 대학과 연계해 청년 창업을 기획하고 제작, 시판까지 총괄하는 ‘원스톱 청년 창업지원센터’도 들어선다. 체육 편의시설과 부족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도 함께 확충해 자족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에서 청년 1~2인 가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인 홍대입구역은 셰어하우스와 소형가구 중심으로 538가구(임대 66가구, 민간 472가구)를 공급한다. 공공임대오피스를 지어 청년의 창업과 문화 소통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봉구 1호선 방학역 주변 622의 85 부지에는 총 276가구(임대 74가구, 민간 202가구)의 청년 맞춤형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산부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을 위해 보건지소를 확충한다. 이 부지는 현재 택시 차고지로 쓰이고 있다.

동작구 7호선 보라매역 주변은 영유아를 둔 3~4인 가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중소형 주택 186가구(임대 72가구, 민간 114가구)와 영유아 대상 병원, 학원,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서울대 인근에 있는 신림선 110역(신설) 주변은 청년 1~2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만큼 청년창업 오피스와 셰어하우스 형태의 공공임대주택(21가구) 등 복합형 건물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서울 전 역으로 사업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사업지 열 곳을 추가로 선정하고 매년 사업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서울 시내 총 307개 역세권 중 사업을 할 수 없는 50여 곳을 뺀 260곳이 역세권 사업 대상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접근이 쉬운 역세권에 공적 주택과 산업시설, 상가 등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미비한 점을 보완해 가겠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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