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價 불만 속출에…내린 건 주로 '9억 미만'

입력 2020-04-28 17:17   수정 2020-04-29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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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강남구 25.53%, 서초구 22.56%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내려달라”는 불만이 쏟아졌지만 의견 수용률은 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접수된 의견을 반영해 공시가격을 하향 조정한 공동주택 대부분은 9억원 미만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격이 급등한 9억원 이상 아파트의 하향 조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공시가격은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60여 개 복지제도의 적용 기준이 된다. 29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개 이후 이의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1383만 가구의 공시가격 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 청취,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의결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열람 기간 2757개 공동주택 단지에서 총 3만7410건의 의견이 제출됐다. 작년(2만8735건)보다 30.2% 늘어난 수치이고, 2007년(5만6355건) 후 최대치다.

불만은 폭주했지만 의견 반영률은 2.4%(915건)로 미미했다. 의견이 수용된 915건의 주변 단지들이 직권 정정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2만8447건의 공시가격이 조정됐다. 작년엔 공시가격 의견 수용률이 21.5%, 조정 규모가 13만5013가구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불만 의견이 많이 접수됐지만 중복 민원이 많아 수용률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의견 제출 건수 중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하향 요구는 3만5286건(94.3%), 상향 요구는 2124건(5.7%)이었다. 하향 요구는 보유세 부담 급증을 우려한 강남권 주민이 대거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대별로 9억원 미만 주택에서 7508건(21.3%), 9억원 이상에서 2만7778건(78.7%)의 하향 의견이 제출됐다. 고가 주택 비율이 80%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로 가격 하향이 이뤄진 주택의 78%가량은 9억원 미만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하향 조정 가구(2만1132건) 중 9억원 미만이 1만6449건(77.5%), 9억원 이상은 4683건(22.5%)으로 집계됐다.

이 결과 9억원 미만 아파트의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은 69.0%로 작년(68.1%)과 비슷했지만, 9억원 이상은 72.2%로 작년(67.1%) 대비 5.1%포인트 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 주택에 대한 강도 높은 현실화율 제고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9억~15억원 주택은 작년보다 현실화율이 2~3%포인트, 15억원 이상은 7~10%포인트씩 높아졌다”고 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강남권 등 고가 주택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35.2% 상승한 25억7400만원으로 평가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보유세가 작년 1123만원에서 올해 1652만5000원으로 47.2% 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시장 침체로 공시가격과 시세 간 역전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보유세 부담까지 커진 주택 소유주들의 추가적인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오는 5월 29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공시한 가격에 이의가 있으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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