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시작되는 최장 6일의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 주요 관광지로 향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완연한 봄 날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길이 막힌 영향이다.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며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행기·기차 표 대부분 ‘매진’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30일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항공권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총 25편 중 20편이 매진됐다. 오전 6시40분부터 오후 5시까지는 전편 매진이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오전 항공편도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 일부 항공사는 연휴를 맞아 국내선을 증편했다. 진에어는 김포~제주 항공편을 주당 편도 150회에서 202회로 늘렸다.
항공업계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24만 명이 국내 항공편을 이용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1일~16일) 여객 수(120만9108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 김포~제주 항공편 예약률은 90~100% 정도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차 표도 대부분 매진됐다. 서울발 강릉행 KTX는 30일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전부 매진이다. 서울~부산 KTX도 오전 7시~오후 1시까지 예약이 다 찼다.
차량 이동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주말인 25~26일 하루 평균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472만 대로 전주 대비 6% 증가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 교통량이 전주 대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 지역 감염 비상
호텔과 리조트는 대부분 만실이다. 부산 해운대 한화리조트는 이번 연휴 기간 예약이 다 찼다. 설악 쏘라노는 예약률이 97%, 거제 벨버디어는 95%에 달한다. 속초 롯데리조트와 제주 롯데호텔 각각 70%대, 80%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남은 객실은 평소 대비 숙박료가 두 배 넘게 뛴 상태다. 4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까지 17만원이었던 속초리조트 1박 요금이 70만원까지 뛰었다”며 “가격이 너무 올랐고 예약도 대부분 차 여행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지역 감염에 비상이 걸린 각 지방자치단체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도는 30일부터 발열 검사 기준 체온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추고, 이상자가 발생하면 건강기초 조사서를 작성하게 할 예정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이번 연휴 기간에 17만9000여 명이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원도는 200명이던 자율방역단을 400명으로 늘리고 이들을 100여 개 관광지 주변 숙박업소에 보내 위생 점검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양길성/노유정/이선아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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