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가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최근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신용등급 상승 기대감와 평소보다 높인 금리를 앞세워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에프앤아이가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53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7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930억원, 5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6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신용등급 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하나에프앤아이 신용등급(A-)에 ‘긍정적’ 전망을 붙여놓고 있다. 신용도 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은 2년 안에 등급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꾸준히 주력인 부실채권(NPL) 자산을 확대하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말 477억원에 그쳤던 하나에프앤아이의 NPL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8363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유상증자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도 개선했다. 2015년 말 10.7배였던 레버리지비율이 지난해 말 6.7배로 하락했다.
평소보다 채권 금리를 대폭 높인 것도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이번 회사채를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보다 최고 0.8%포인트 높은 금리로 발행할 것이란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추산하면 2년물 최고 금리는 연 2.79%, 3년물 최고 금리는 2.96%다.
하나에프앤아이는 목표금액 이상의 투자수요가 모이자 1700억원 한도 내에서 채권 발행금액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NPL 매입과 기업어음(CP)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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