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서 오르내릴 전망이다. 유로화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계속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중설 등은 원화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힘겨루기를 할 원화 강세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정점 통과 기대감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 갇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는 점은 원화 약세 요인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에서 절반 이상(57.6%)을 차지하고 있는 유로화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럽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은 고용 비중 가운데 서비스업이 높은데, 코로나 사태로 유럽을 찾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올해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무가 많아 적극적인 돈 풀기를 하지 못하는 점도 유로화 약세 요인이다. 유로존 19개 나라 가운데 10곳의 부채 비율은 상한인 60%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부채 비율이 133%에 달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전망 악화, 부족한 정책 여력 등으로 유로화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달러를 견제하는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강달러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도 원화 강세를 방해하는 요소다.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보름이 넘어가면서 사망설, 중태설 등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위중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북한 체제 유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질 수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수급적인 부분의 개선과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무색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점은 원화를 강세로 이끄는 요인이다.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긍정적 인식,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송금이 일단락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긍정적이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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