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가전 시장 달구는 '멀티쿠커 전쟁'

입력 2020-04-29 17:10   수정 2020-04-30 01:57

생활가전업체 쿠첸은 29일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라이브방송 ‘하트라이브’에 멀티쿠커 제품인 ‘로봇쿠커 더 웍’을 처음 선보였다. 하트라이브는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바일 생방송 판매 서비스다. 쿠첸 관계자는 “최근 멀티쿠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모바일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쿠쿠 멀티쿠커 판매량 53%↑

지난해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에어프라이어에 이어 올해는 멀티쿠커가 새로운 유행 가전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멀티쿠커는 버튼만 누르면 제품별로 적게는 6가지, 많게는 20가지 이상의 찜·죽·볶음 요리를 제공하는 가전 제품이다.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부들이 빠르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등 서구에서 유행하던 가전제품으로 국내 생활가전 업체들이 한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 멀티쿠커를 처음 판매한 건 신일이다. 2017년 4월 멀티쿠커 제품을 출시했다. 신일의 지난해 판매량은 2018년보다 네 배가량 늘었다.

후발주자인 쿠쿠의 멀티쿠커 브랜드 ‘트윈프레셔’ 라인 제품 판매량도 지난 1~2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트윈프레셔는 자유로운 무압·고압 조절을 통해 편리하게 죽·찜 요리 등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쿠쿠 관계자는 “간편하게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가 1인 가구 사이에 유행한 것처럼, 요즘은 멀티쿠커가 주부들에게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쿠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가전업체도 늘었다. 쿠첸은 지난해 11월 볶음요리에 최적화한 로봇쿠커를 선보였다. 휴롬은 지난 1월 불 조절, 물 조절, 시간 조절에 대한 부담 없이 원터치로 요리할 수 있는 ‘슈퍼스팀팟’을 출시했다.


최고 100만원대…높은 가격은 과제

소형 가전업체들이 멀티쿠커를 내놓고 있지만 에어프라이어처럼 주부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가격이다.

쿠쿠의 트윈프레셔는 6인용 제품이 90만원대에 달한다. 주로 팔리는 제품도 20만~40만원대다. 쿠첸의 로봇쿠커 역시 30만~40만원대에 주요 제품군이 포진해 있다. 가장 프리미엄 제품인 ‘쿠첸 IH로봇쿠커 마스터’는 150만원을 넘어선다. 휴롬의 슈퍼스팀팟도 40만~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단점을 의식해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일이 지난해 4월 선보인 새 버전 멀티쿠커는 1.2L 용량에 최대 라면 2인분을 조리할 수 있는 작은 크기다. 가격도 온라인 최저가 기준 5만5000원 선이다. 신일 관계자는 “용량이 크고 가격도 높은 다른 회사 멀티쿠커 제품에 대항해 소량의 조리를 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1인 가구에 높은 인기를 얻으며 꾸준하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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