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2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가진 정보상으로 이상이 없다”며 “특이 동향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그는 “한·미 정보당국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더 엄중하게 보고 있고,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 장관은 “작년에도 제일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 27일”이라며 “(이렇게) 장기간 나타나지 않은 것이 작년에도 5회 정도 있었고, 올해에도 세 번 정도 15일 이상 장기간 등장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국방장관인 제가 여기에 대해 제일 엄중하게 인식하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정말 세밀하게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이날도 잠행을 이어가면서 신변이상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정은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지난 11일 평양에서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18일간이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북한의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양의 여러 경제 현장을 시찰하는 사진을 보도했지만, 김정은 행보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이 북한을 통제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저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김정은과 북한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한 CNN 보도를 반박하던 며칠 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이날 국회 입법조사처는 ‘북한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 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부터 김정은을 대신해 대남 및 대미 담화를 발표하는 등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활동은 사실상 당의 유일지도체제를 책임진 ‘당중앙’ 역할이었다”며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공식 후계자 지위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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