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이 출시되자마자 2시간 30분가량 접속이 지연된 것도 이런 관심의 방증이다. 롯데온의 동시접속은 100만명까지 가능하다. 롯데는 접속자가 몰릴 때를 대비해 보완용 서버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앱이 다운된 건 오픈하자마자 200만명 이상이 접속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관심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핫이슈 롯데온. 기자가 어떤 서비스인지 직접 사용해봤다.
롯데가 가장 강조하는 롯데온의 차별화된 기능은 '개인화 서비스'다. 롯데의 통합 멤버십이자 국내 가입자 3900만명인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교한 추천을 하는 게 목표다.
이용자는 롯데온의 '내관심' 메뉴에서 제품 추천에 쓰일 자신의 취향을 등록할 수 있다. 내관심 메뉴에서는 관심있는 롯데 매장과 브랜드, 개별 제품 등을 '찜'할 수 있다. 이용자는 찜한 매장과 브랜드에서 신상품 출시 및 기획전, 할인 행사 등 새로운 소식을 받는다. 앱은 이용자의 찜 목록을 보고 추천 리스트를 만든다.
보통 온라인 쇼핑몰의 추천상품은 이용자가 이미 산 상품이다. 한 브랜드의 보건용 마스크를 이전에 샀다면 다른 브랜드의 보건용 마스크가 추천된다. 롯데온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자가 샤넬 화장품과 구찌 브랜드를 찜하자 고급 향수와 의류가 추천 목록에 떴다. 이용자의 소비 수준과 취향을 복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찜 목록과 이용자의 검색기록을 종합해 제품을 추천한다"며 "이용자가 앱을 많이 사용할수록 추천이 정교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강점인 촘촘한 오프라인 유통망과 연계한 서비스도 유용하다. 롯데가 예상하지 못했으나 '핫'해진 롯데온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스마트픽'이다. 롯데온에 접속한 기자가 롯데백화점에서 파는 손수건을 스마트픽으로 받겠다고 설정하자 집 근처 세븐일레븐 점포들과 롯데마트 매장이 표시된 지도가 떴다. 이중 원하는 곳을 고르면 점포로 물건이 배달되고, 구매자에게 택배를 찾아가라는 알림이 뜬다.
스마트픽은 안전을 우려해 택배에 주소와 이름을 쓰기 꺼려하는 1인 가구에게 편리하다. 전국에 1만개의 점포가 있는 세븐일레븐은 찾기도 쉽다. 롯데 관계자는 "스마트픽은 부수적인 서비스였지만 젊은 층의 반응이 뜨겁다"며 "스마트픽 적용 상품도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온은 이 외에도 롯데마트에서 채소, 회 등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2시간 내로 배송되는 '바로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현재 롯데마트 중계점과 수원 광교점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지만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들을 물류센터로 활용해 가능한 일이다.
인터넷 쇼핑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없어 다른 소비자들의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 롯데온에서는 제품을 사고 후기를 쓰는 개인 회원인 '리뷰어'끼리 찜(팔로우)을 할 수 있다. 이용자가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리뷰를 골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매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진행하는 '타임딜'에서는 홈쇼핑처럼 제품의 판매수량이 고스란히 공개된다. 이용자가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몇개나 팔렸고 평가는 어떤지 확인 가능하다.
롯데온은 아직 베타테스트 버전이다.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롯데는 앱 출시 2주가 되는 5월 11일부터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내놓고 본격 고객 유치에 나선다. 출시를 맞아 유료 멤버십인 '롯데오너스'에 연간회원제도 도입했다. 연간 2만원을 내면 매달 무료배송 쿠폰 14개를 주고 상품을 살 때 추가로 할인해준다. 택배비가 3000원꼴인 것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택배를 일 년간 7번만 시켜도 이득이다.
다만 서버가 미비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는 평가다. 첫날인 지난 28일 롯데온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창이 수 차례 떴다. 29일에도 업데이트가 됐지만 검색을 하거나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때 속도가 느렸다. 롯데 관계자는 "첫날 검색 기능에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됐다"며 "매일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치며 앱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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