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뿐 아니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임상시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에선 렘데시비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에 긴급사용승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우치 소장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렘데시비르로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치료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회복에 걸리는 기간이 31%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며 "꽤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31%는 100% 같진 않아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결과"라며 "바이러스를 치료제가 막을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고 (입원환자의) 표준치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회복 기간을 줄이는 데 분명하고 상당한 의미가 있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트럼프 대통령도 "분명히 긍정적이다.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FDA가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FDA가 빠르면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지면 공식 승인이 나기 전 의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재진의 질의에서 "FDA가 아주 빨리 승인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대규모 임상시험…일부 환자 위한 방안 마련에 '기대'
이번 연구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68개 지역의 1000여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 대규모로, 그리고 무작위로 진행된 첫 임상연구의 결과라고 WP는 보도했다. 연구는 2월부터 시작돼 입원환자에게만 정맥주사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렘데시비르는 환자 중 80%로 추정되는 대다수의 비입원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WP는 설명했다.
에릭 토폴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 연구소 국장은 WP에 "돌파구 같은 약은 아니고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뒤섞여 있다"면서도 "좋은 시작이다. 효험이 있고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WP는 렘데시비르가 많은 이들이 기대해온 특효약엔 미치지 못했지만, 일부 환자를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는 기대를 키웠다고 했다. 이어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입원 기간이 줄어들면 보건시스템의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 정상화가 추진되는 와중에 기업과 당국에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망률에선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입원환자가 8%, 그렇지 않은 입원환자가 11%를 보여 통계적으로 의미를 둘 정도는 아니었다고 파우치 소장은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관련 소식은 이날 오전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NIAID가 렘데시비르를 상대로 실시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온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해졌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속에 뉴욕증시도 급등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 생산량을 크게 늘려 5월 말까지 150만개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14만여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일각에선 아직 렘데시비르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렘데시비르가 어떤 질병의 치료에도 승인된 적이 없고,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기는 했으나 아프리카에서의 임상시험 결과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전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신장기능을 잃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며, 이는 중증의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상이어서 병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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