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뷰노 대표(사진)는 “최근 안저(눈) 판독 및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분석 솔루션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회사의 1단계 개발이 마무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뷰노는 AI 의료기기 분야 선두주자로 꼽힌다. 김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소속이던 이예하 뷰노 이사회 의장, 정규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2014년 말 창업했다. AI가 의료진의 영상 판독을 돕는다는 새로운 기술이 관심을 끌며 누적 투자 200억원을 유치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건강검진센터 진출로 매출 본격화
김 대표는 회사의 첫 제품인 골연령 진단 소프트웨어를 제외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흉부 엑스레이 분석, 흉부 CT 분석, 안저 영상 분석, 실시간 판독문 작성 프로그램 등 5가지 제품은 모두 건강검진센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했다.
“상급 종합병원 임상의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는 데다 의료보험 수가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해 진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반면 건강검진센터는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대한 수요가 있었죠. 건강검진센터에선 수많은 정상 안저, 엑스레이, CT 사진 속에서 빠르게 이상 소견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뷰노의 AI 솔루션이 출시 전부터 국내 대형 건강검진센터의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건강검진센터에서 매일 쏟아지는 진단 영상의 1차 판독은 주로 일반의가 맡는다. 1차 판독 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영상은 전문의에게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뷰노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은 영상의학 수련의, 비흉부 영상의학 전문의, 흉부 영상의학 전문의 등 다양한 의사군에서 판독 정확도를 높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얻었다.
뷰노는 올해를 매출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선언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원이다. 김 대표는 “세계 AI 의료시장은 연간 8조원, 국내는 3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뷰노가 국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AI 의료기기 글로벌 1위 기업 될 것
건강검진센터를 1차 목표로 삼은 뷰노는 2단계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뷰노를 AI 의료기기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이끌겠다는 게 김 대표의 포부다.
그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국산 AI 의료기기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방사선의료기기전시회(RSNA)에 AI 특별관이 신설됐는데 이곳에선 의료기기의 변방이던 한국 기업들이 주류를 이뤘다. 의료기기 강국 일본에서도 “한국의 AI 의료 기술은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지멘스 등 기존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해온 전통 기업들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김 대표 주장이다. AI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유망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과 GE를 섞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시장 조사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제품을 의료 현장에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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