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5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20(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이 ‘스크린 골퍼’ 등 주말 골퍼 108명에게 유명 프로 선수와 동반 라운드하는 프로암 출전 기회를 준다. 국내외를 통틀어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을 정규 대회 프로암 라운드에 초대하는 건 이 대회가 유일하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2020조직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골프존 스크린 대회 성적 우수 고객과 카드 사용 우수 고객 등 일반인 108명을 프로암에 초청한다고 30일 밝혔다. 골프존 스크린골프 매장을 방문해 로그인한 뒤 대회에서 ‘BC카드’를 검색하고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프로암대회’를 선택해 18홀을 플레이하면 된다.
‘프로암을 위해 골프 대회를 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프로암은 대회 후원사와 관계가 긴밀한 협력사 최고경영자(CEO) 등 소수에게만 기회가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BC카드는 앞으로 프로암의 진입 장벽을 낮춰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스크린 골프 대회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프로암 티켓 15장을 제외한 나머지 93장의 프로암 초청장도 일반 고객에게 돌아간다. 우수 고객 20명(4월 6일부터 5월 17일까지 골프업종 30만원 이상 유실적 회원), 전년도 골프업종 이용 우수 고객 10명(2019년 골프업종 이용객 우수 회원 중 페이북 통해 응모), BC카드 VIP 고객 10명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회 주최 측은 또 현장을 찾지 못하는 골프팬이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골프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3명도 이번 프로암에 초청할 방침이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은 오는 6월 25일부터 나흘간 경기 포천힐스CC(파72)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골프를 즐길 수 없었던 골프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전망이다. 장하나(28)와 오지현(24), 최혜진(21), 조정민(26) 등 그동안 쟁쟁한 선수들이 정상에 올라 ‘스타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이들 역시 일반 골퍼와 함께하는 프로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암 행사는 22일 열린다. 아마추어 골퍼 3명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여자 프로 선수 1명이 한 팀으로 라운드하는 방식이다.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은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자주 연출한 대회로 이름이 높다. 2016년 대회에선 오지현이 당시 ‘여고생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키던 성은정(21)에게 한때 3타까지 밀리다 승부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마지막 홀에서 더블 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던 성은정의 트리플 보기 실수는 아직도 골프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당시 오지현은 연장 1차전에서 버디를 낚아채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투어 2승째를 신고했고, 이후 4승을 더하며 스타 선수로 성장했다.
포천힐스CC로 자리를 옮겨 처음 연 지난해 대회는 KLPGA투어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힐 만한 명승부가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7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조정민은 9번홀에서 나온 10m 칩샷 버디를 포함해 4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를 추격했고, 12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하며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한상희(30)는 당시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로 나섰다가 우승 기회를 날렸지만 시원시원한 미소와 독특한 ‘오각형 퍼팅’으로 대회가 끝난 뒤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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